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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만 아사나 올랑 말랑 밀당 중

by 아무



예상치도 못한 하누만 아사나 접근!!?


어제저녁에 이어 오늘 오전 하타요가를 다녀왔다.

저녁과 다른 느낌의 오전의 하타.


조금 더 부동하고 조금 더 깊게 이어가기에

내 마음도 조금 더 강하게 먹고 수련을 간다.


오늘은 참.. 날이 추웠다.

겨울! 이 왔다! 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온도.

몸도 날씨의 영향을 받아 그 어느 때보다 더 딱딱하게 굳은 것이 느껴진다. 마치 오일 윤활의 시기를 오래전에 놓쳐버린 로봇이 움직이는 것처럼 삐걱거리는 소리가 느껴진다. 아무리 발걸음을 내딛어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


이렇게 요가원이 멀었던가?

안 그래도 조금 늦게 나왔는데....

지각하면 안 되는데, 왜 이리 걸음 진도가 안 나가지..?


겨울이 왔다. winter is coming 겨울이 오고 있다...

이 문구가 주는 무거움을 알 것 같다.

추위에 유독 취약한 나는 벌써부터 올 겨울이 무섭다.


그래도 그 와중에 좋은 건 이제 요가원 바닥에 뜨끈한 열이 올라온다는 것. 겨울 수련 집밖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것부터가 수련의 시작인 이 시점.. 혹독한 계절

따땃한 바닥에서 느껴지는 열기와 수련 후의 꿀맛 같은 사바아사나 시간.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겨울요가를 갈 이유를 만들어준다.


오늘은 골반을 많이 풀어내고 하누만 아사나를 해보았다. 하누만 아사나... 엄두도 안내는 아사나 중 하나.

해보고 싶다! 멋있다!라고 느껴지는 시르사 아사나, 핀차 마유라 아사나 등 몇 가지의 아사나들과 달리

이 친구는 정말 내 맘속에 미련을 남기지도 않았다.


저건... 안 돼... 내 뒷다리가 찢어져 버릴 거야..!!

무의식 속에서 계속 불가능한 자세라고 생각하고 연습도 안 해보고, 그동안의 요가 수련에서도 많이 만나 보지 못했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하누만 아사나를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다리가 많이 뻗어진다!! 나도 놀랬다 ㅇ.ㅇ

인생 최대로 다리를 앞뒤로 찢어보았다!!

이제 바닥이랑 정말 조금이야!!

(그 조금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기대도 안 하고 욕심도 안 부렸던 아사나가 어랏?!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 기쁨을 가져다준다.

날씨 영향에 딱딱히 굳은 내 몸을 조금 말랑- 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뿌듯한 마음으로 요가원을 나선다.


왼쪽 골반, 오른쪽 골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나의 골반은 아마 오른쪽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종아리 뒷면부터 허벅지 안쪽까지 찢어질 듯한 아픔이

조금은 사라진 것과, 바닥에 까지손을 짚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또 다른 성취감.

조급하지 않고 매달리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찾아오는 아사나.

꾸준함의 힘! 을 또 한 번 느꼈던 오늘 아침 수련.


이렇게 오늘 많이 찢었다고 다음번에도 금방 수욱! 다리 찢기를 할 수 있다! 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마 곧 내 원래 굳어졌던 근육의 길이 만큼 돌아가겠죠. 하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수련하다 보면 언젠가는 수욱! 다리가 찢어질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지금까지 못했던 많은 아사나들이 점점 나에게 찾아온 것처럼.


지금처럼 계속 꾸준히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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