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기엔 아깝고, 다니기엔 괴로운”
그 애매한 경계에서 나는 꽤 오래 버텼다.
회사가 나를 힘들게 했다기보다,
그 안에서 ‘나답지 않음’을 견디기가 어려웠다.
혼자 감정을 눌러가며 출근했고,
점점 말수가 줄었고,
회의가 끝나면 자책이 남았다.
‘이 회사에 내가 필요하긴 한 걸까?’
‘지금 이 일이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긴 할까?’
이 질문들을 몇 번이나 되뇌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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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몰랐다.
내가 버티고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무너지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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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기준은 없었다.
다만 어느 날 회의 중 아무렇지 않게 던진 상사의 한 마디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날 뻔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일이 아니라,
존재의 문제라는 걸.
나는 더 이상 실수를 견디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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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떠나는 걸 택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환경에서, 나는 더 나아질 수 있을까?”
그 질문에 확신을 갖지 못할 때,
나는 떠나야 했다.
그건 회피가 아니라,
나를 위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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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틴다는 건 때로는 필요하다.
일을 배우는 시기,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관계가 조금만 조율되면 회복 가능한 시점에는
참는 것도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지나도,
내가 나로 남기 어려울 때는
놓아주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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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이 늘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무너지는 것보단
내려오는 용기가 더 필요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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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떠났고,
내게 맞는 환경을 찾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결국 나는 업계 1위 기업 몇 곳에서 오퍼를 받았고,
지금은 내가 선택한 최상위 기업에서 스스로를 잃지 않고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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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건 실패가 아니다.
나를 지키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
이제 나는, 무작정 버티지 않는다.
버틸 가치가 있는 곳과 아닌 곳을 구분하는 감각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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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회사를 나왔을 때야 알게 된 일들
퇴사 후 맞이한 공백기.
불안과 자유 사이에서, 나를 가장 솔직하게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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