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엎드려 자는 아이들(1)

이건 성적에 안 들어가니까

by 승란ㅣ갓출리더

지난 학기에 교육열 높은 어느 고등학교의 동아리 수업을 할 때였다.

보드게임창작 프로그램이라 거의 팀 활동으로 진행하는데

20명의 학생들 중 유독 팀원들과 협조도 안 하고 과제도 성의 없이 하는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게다가 툭하면 아프다거나 피곤하다며 엎드려있기 일쑤였다.


나는 이런 경우 억지로 참여시키지 않고 하고 싶어지면 하라며

오히려 마이쮸나 초콜릿이라도 남들보다 하나 더 챙겨준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경험상 잘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에게서 찾게 되는 몇 가지 패턴의 사유 때문이다.


첫째,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주변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한 경우

둘째, 이 수업이 자기에게 필요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셋째, 자신감과 의욕이 없는 자포자기


그중 뭐가 됐든 나는 이 아이들이 안쓰럽다 그래서 다그치거나 혼내지 않는다.

몇 차시를 겪어보니 이 학생은 두 번째 경우였다.

생기부에 활동이 들어간다고 할 때는 벌떡 일어나니 말이다. 알고 보니 교과성적도 꽤 좋은 아이였다.

똑똑하지만 자기 팀원들에게 배려가 없는 아이 덕분에 4명이 할 과제를 이 팀은 3명이 한다.


학교는 인성과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수업을 기획하며 나 같은 외부 강사를 섭외해 다양성을 경험하게 해주려 하는데

입시가 중요한 세상에서 그 아이는 협업도 소통도 예의도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신이 안 나와서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 후 정시 준비를 하겠다는 아이들도 보았고, 등급을 올리기 위해 집을 옮기고 전학을 가는 경우도 보았다.

이게 오롯이 아이의 생각이었을 리 없기에 성적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왠지 짠하다.


한 학기가 끝나면 나는 학생 개별로 생기부에 올릴 특이사항을 정리해서 담당 선생님께 보낸다.

이 아이에 대해 내가 솔직하게 쓴다면

'평소 수업태도가 좋지 않으며,

협업을 하지 않아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고,

이익이 되는 일에만 참여를 합니다'라고 적게 될 거다.


하지만 입시가 중요한 아이에게 행여 흠이 될까 생기부 한 줄이라도 허투루 적을 수 없어 머리를 쥐어짜며 장점을 찾아 기록한다.

'게임의 이해가 빠르고 전략적인 구상을 잘 이끌어 냄으로써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음'




" 네가 뭘 잘못했겠니?

있다면 어른들의 잘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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