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검토반 인사
한 해간 만나 매일 아침 인사했던 아이들과 헤어질 시간이 왔습니다.
매일이 행복했던 것은 아니지만 헤어질 시간이 다가와 생각해보니 올 해 아이들은 제게 참 감사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어떤 표정과 말을 하며 보내줄까. 생각하며 교실에 들어서려 하니 아이들이 불을 꺼두고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교실 칠판에 가득 적힌 글씨들.
“선생님, 감사했습니다!” 교실 가득 터지는 말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애써 참고 제 자리에 앉았어요. 아이들은 마지막 날이니 선물 증정식이라며 길게 줄 선 채로 제게 편지와 정성껏 포장한 편지, 장미꽃 송이 들을 주었습니다. 이거 받으면 선생님 잡혀가야 해, 하는 제 장난에도 괜찮아요! 받아주세요! 하며 밀어넣는 그 마음들.
아이들을 한 해간 열심히 담았던 사진들을 모아 마무리 영상들을 만들어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에는 고맙고 미안했다는 편지를 제 음성 목소리와 함께 담았어요. 26명 아이들 중 15명은 울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열심히 만든 보람이 있더군요.
과분하게 좋은 아이들을 만나 한 해가 특별히 더 행복했어요. 해걸이라는 말이 있어 내 년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교직을 걷고 싶습니다. 사랑한다 검토반! 행복하게 무럭무럭 잘 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