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좋은 편이 아니라 빵을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빵을 좋아한다. 빵 굽는 냄새도 좋고 맛도 좋고 참 좋은 음식이다. 여하튼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하지만 자주 먹을 수가 없어 안타깝다고 느끼는 빵은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다. 최근에 주문 배송이 가능하다고 해서 시켜보려고 했으나 대전 지역에서만 운영한다고 하여 굉장히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성심당은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려 일명 '빵지순례' 루트에 포함된 빵집이기도 하다. 나 역시 빵지순례로 간 적이 있고, 대전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일단 맛있기 때문에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를 제일로 치지만, 어느 새 그 유명세를 따라 다른 빵집에서도 튀김소보로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튀김소보로 하면 성심당이고 그 성심당에는 사람이 북적인다. 그렇다는 건 맛도 있지만 사람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성심당의 이야기를 찾아보면 뭔가 있지 않을까.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한다는 성경 구절을 경영 이념으로 품고 시작한 성심당은 1958년 시작했다. 사실 1980년대 전까진 튀김소보로라는 제품이 개발되지 않아 간판 상품이 아니었다. 가게가 어려워지자 가게를 이어받을 생각이 없던 아들 임영진 대표가 위기를 수습한 뒤 일반 빵집의 주력 메뉴인 단팥빵, 소보로, 도넛의 특징을 담은 빵을 만들고자 한 노력 끝에 나온 빵이 튀김소보로다. 이후 아파트 주거 양식이란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되며 유럽식 빵이 인기를 끌고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많아지며 위기를 겪고 이에 큰 화재를 겪는다고 한다.
이후 빵집을 하는 이유와 성심당의 정체성을 고민하다 첫 경영 이념을 다시 내세웠고 많은 사랑을 받던 빵의 매력과 가치를 돌아보며 유행 변화에 따른 상품을 좇기보단 기존의 튀김소보로나 부추빵 등의 패키지와 제조 공정을 정비하여 극적으로 부활하고 이에 선물 세트가 인기를 얻으며 전국적으로 인기가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성심당의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나도 조사하면서 안 내용이라 보통 알 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희소성은 어떨까. 성심당은 본점 이외에도 점포가 더 있긴 하지만, 대전 내부에만 존재하고 있다. 오로지 대전에서만 구할 수 있는 대전의 명물이라는 희소성이라는 무형적 요소가 사람을 끌고 있는 건 아닐까?
성심당은 여전히 가치 있는 기업이 되는 경영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하루 생산한 빵의 1/3을 기부한다는 성심당. 돈이 목표가 아닌 철학이 무형적 자산이 되어 지금의 성심당을 만든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