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쿼카는 회사에 입사한 이후 처음 회식 2차에 참여했다. 참여 동물이 적다 보니 테이블에 정적이 흐르고 어색한 분위기에 결국 오소리 팀장님께 질문 하나를 건넨다.
“팀장님 어떻게 같은 회사를 거의 20년을 다니실 수 있었어요?"
팀장님은 순간 울컥하신 표정으로 답을 했다.
“한 해, 한 해 보내니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이제는 거의 생활이죠."
가볍게 답한 그는 잠시 연락할 곳이 있어 일어나고 남은 이들은 담소를 나눴다. 몇 분 후 팀장님은 돌아오는 길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쿼카는 직감했다. 질문을 잘못 던졌구나… 뭐 어쩌냐 그의 이야기는 벌써 시작된걸.)
“제가 이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일하면서 대학당 석사 과정을 밟을 수 있었어요. 좋아하던 자전거 라이딩도 주말마다 갈 수 있었고요. 일은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줬죠."
잔 안에 황금빛 보리주를 한 모금 마신 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회사를 다니는 데 정답은 없어요. 이 일을 계속하는 것도 그만두고 옮기는 것도 자신의 후회만 없으면 돼요. 그럼, 그게 정답일 거예요."
쿼카는 이야기하는 팀장님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반짝여 보였다. 몇 년 후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후회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길 작은 소망을 바라는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