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구두구두구 김쿼카의 귓속에는 지금, 마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사무실 출근 날 하반기 성과 평가 면담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차례로 들어가고 드디어 순번이 돌아왔다. 경직된 표정으로 오소리 팀장님 앞에 조심스럽게 앉은 동물.
팀장님이 긴장을 풀어주고자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안부를 묻지만, 귀에 별로 들어오지 않는다. 이후 길어지는 사설, 충분히 잘해줬다는 안심시켜 주는 듯한 이야기는 결과를 예견해 주고 있었다.
그 결과는 역시 C.. 낮은 점수다. 승진에 따른 역할 레벨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씁쓸한 얼굴로 나온 쿼카는 맥없이 퇴근을 준비했다.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지하철에 오른 동물은 멍하니 새까맣기만 한 밖을 바라보고 있다. 스치는 하얀 불빛에 이번 분기가 스쳐 지나간다. 오처리를 덜 내고자 두 번씩 크로스 체크하던 모습, 다음날 서비스되는 작품을 검수하고 확인하는 모습. 순간 그 끝에 잊고 있던 작은 목표가 떠올랐다.
‘이번 분기는 다 떠나서 오처리만 덜 낼 것’
생각해 보면 오처리는 지난 분기에 비해 낮아졌고 나름 최선을 다해 아쉬움도 적었다. 그럼 괜찮은 거 아닌가?
쿼카는 이제 더 이상 평가 때문에 우울하지 않았다. 이번에 작은 목표도 달성했고 오처리를 줄이기 위해 차근차근 해낸 노력으로 한 발짝 성장했으니까.
매 순간 결과가 좋을 수는 없다. 과정에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았다. 동물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결과를 받아보겠다고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