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한 때 밥맛이 없다는 얘기를 이해 못한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맛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스스로가 느낄 수 있는 정도로 밥맛이 없어져 지금은 밥은 의무적으로 조금 먹는 편입니다. 그건 아내도 마찬가지인듯 합니다. 그래서, 밥대신 무엇을 먹을까 상의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래 같이 살다 보니 서로 입맛도 닮는 모양이라, 서로가 피짜, 파스타, 샐러드, 우동, 칼국수등을 번갈아 가며 먹자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점심때 뭐 먹을까 하고 묻길래 피짜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고, 혹시 귀찮아 할까 해서 그냥 먹어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왜냐하면, 아내는 이마트에서 사온 피짜에 양념을 얹어 다시 구워 주는 습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게 귀찮으면 그냥 전자렌지에 데워 먹어도 된다는 얘기지요. 아내가 구워야 맛있다고 하며, 샐러드도 먹을 거냐고 합니다. 그래서,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두 가지를 다 했습니다. 양파를 얹어서 특유의 상큼한 냄새와 맛이 나는 피짜를 먹기 시작한 때, 예전에 그냥 데워 먹던 때와 맛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 양파 한 가지 더 얹어 oven에 구운 피짜가 그렇게 맛있는 것이지요. 거기다, 발사믹 식초를 샐러드에 뿌려 피짜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습니다. 양파만의 맛인지, 샐러드와 곁들인 맛인지, 아뭏든 참 막있게 먹고서 양파의 고마움음 새삼 느꼈습니다. 물론, 아내의 그 정성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고. 세상에 양파가 그렇게 소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