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이델베르크에서의 죽음>
제15화 죽음

by 글빛누리


다음 날 아침.
기훈은 클래스에 나타나지 않았다.

소영은 수업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쉬는 시간마다 창밖을 바라봤고, 기숙사 관리자에게 확인했지만 기훈은 방에 없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소식이 전해졌다.

네카강변. 철학자의 길 아래 쪽 강가.

기훈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 소영의 독백

그날,
나는 다시 네카강 다리에 갔습니다.
해가 지고, 강물이 흐르고,
그 자리에 당신이 없다는 사실 하나로
세상이 조용히 무너지는 걸 느꼈어요.

당신은 마지막에 말했죠.
“이제 됐어요.”라고.
나는 그 말이
이토록 조용하고 무서운 작별인사일 줄 몰랐어요.

삶이 흐르듯이,
당신도 흘러간 거겠죠.

하지만 나는…
아직도 거기 서 있어요.
그 자리에.
당신이 마지막으로 바라본 강물 위에,
당신의 눈빛이 비치는 것 같아
그곳을 떠날 수가 없어요.

당신은
죽음을 선택한 게 아니라,
삶의 마지막 문장을 직접 써내려간 사람 같았어요.

나는
그 페이지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 있어요.



에필로그 I: 소영의 시점,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문장들

기훈이 떠난 지, 열흘이 지났다. 강은 여전히 흘렀고, 수업은 계속되었고,
와인잔은 다시 비워지고, 사람들은 묻지 않았다.

누구도 정확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부재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 어렴풋이 내려앉아 있었다.

소영은 매일 아침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네카강을 바라보며 혼자 조용히 인사를 했다.

"기훈 씨,
잘 있죠?"

그날 이후, 그녀는
그와 함께 걸었던 길들을 다시 걸었다. 하이델베르크 성, 철학자의 길, 강변의 벤치.그 자리마다, 그가 남긴 문장이 있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그 문장들. 그가 자신에게 처음으로 꺼내 보여준 생의 조각들.


그가 남긴 문장들은
자신에게만 들릴 만큼 낮은 목소리로 존재했고,
소영은 그것들을 매일같이 읽었다.


『하이델베르크에서의 죽음』은 이제 마지막 단계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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