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은 다시 엘레베이터 안. 민준은 약간의 씁쓸함과 민망함을 띈 미소를 지으며 개의치 않으려는 듯 고개를 살짝 젓는다.
지윤
(해맑게 활짝 웃으며) 이제 누구누구 과장님, 부장님, 차장님 이런게 안 헷갈려서 너무 편해진 것 같아요.
민준
하하… 그러게요…
지윤과 민준이 10층에서 내린다. 사무실 안에서 들어오는 둘을 비춘다. 앉아있던 직원들의 표정이 미묘함을 알아차린 듯 민준이 멈칫한다.
민준
좋은 아침 입니… (약간 당황한 눈빛으로 직원들을 훑으며 본인 자리의 의자를 꺼낸다)
지윤
(활기차게 인사하며 자리에 앉는다) 안녕하세요
민준
(옆 자리 최 대리에게 슬 몸을 기울여) 뭐야 분위기 왜이래
최 대리
아 아직 못 보셨죠, 아니 갑자기 AI 업무 시스템을 도입한대요. 너무 급작스럽지 않아요? 이거 바로 업무평가에도 반영될 수도 있다고 하고..
민준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AI 업무 시스템.. 뭐야..
지윤
(의자에 앉은 채 민준과 최 대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면서) 뭐에요? 오! 이거 나 아는데! 이제 우리 이거 쓰는거에요?
부장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나며) 다들 뭐 바쁜거 없죠? 팀 미팅 좀 할까요 바로?
최 대리와 민준이 눈빛을 교환하며, 다른 팀원들과 미팅룸으로 향한다.
부장
그래요. 시스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또 새로운게 도입이 됐어요 그죠? (너털웃음) 다들 요새 AI가 핫한건 알고있었을테고. 우리 회사도 업무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 혁신적으로 업무방식을 바꿔보자 라는 취지에서 AI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도입하고자 합니다.
부장이 뭐 질문 할 것 없냐는 표정으로 팀원들의 반응을 살핀다.
팀원 B
(머뭇거리며) 그.. 공식적으로 도입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부장
좋은 질문이에요.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부터 이 AI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할거에요. 그리고 작업물에 얼만큼 사용했는지, 이걸 인사평가에도 반영할 가능성도 고려 중입니다.
민준 포함 팀원들이 당황하며 여기 저기 눈빛을 현란하게 교환한다.
지윤
(조심스럽게 그러나 조금 흥분감을 감추지 못한) 그러면 AI 시스템에서 데이터 분석이랑 리포트 이런거 다 만들어서 제출해도 되는거에요?
부장
(무슨 말인지 정확히 모르는듯 눈알을 위로 굴리며) 에.. 그쵸 최대한 활용을 잘 해보시라는거죠 네네. 아 지윤씨가 또 MZ니까 잘 알겠네요 하하. 다들 지윤씨한테 많이 물어봐야겠네요 허허허
나에게 쓰는 오답노트
이번 방구석 단편극장의 큰 틀은 잡고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그래서 어떤 캐릭터들을 내세울건지, 스토리는 어떻게 할지 등. 근데 한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이런 AI 툴을 도입한 부서를 어디로 할 것인지.
내가 잘 알고 있는 인사부서로 할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이나 IT팀이나 새로운 부서로 할 것인지. 작가들이 그래서 리서치, 자료조사, 현장 인터뷰를 많이 하나보다. 그게 탄탄할수록 읽은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현실적으로 전달 되니까. 메세지만 가지고서는 어렵구나 싶다. 허술하고, 허접해도 끝까지 그냥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