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야 Dec 10. 2022

내가 화장을 하지 않는 이유


유전적 강화와 복제, 유전공학 기술이 인간성에 위협을 가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문제는 어떻게, 이다. 부모로서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요소를 가지고 태어나게 하는 것이 어째서 문제가 되느냐, 하는 말이다.

마이클 샌델은, 그것이 완벽하고자 하는 인간의 통제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정한 형태의 유전자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선물받은 것들에 관하여, 있는 그대로 감사하고, 또 포용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어떻게 보면 차별을, 편견을 당연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나는 그것이 오늘날의 외모지상주의와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고 믿는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찐따의 특징' 이라는 이름의 영상을 접한 적이 있었다.

머리로는 조회수를 끌어들이는 수작에 당하지 말아야 겠다 싶다가도, 호기심에 댓글창을 보았다.

정말 놀랍게도, 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고 있었다.


아무리 못생겼더라도
자기 관리 조금만 하면 되는건데
그냥 게으른거지


그 '자기 관리'라는 것이 사회의 틀에 맞혀 필터를 뒤집어 씌우는 것이라면.


외모가 오직 랜덤뽑기로 결정되던 과거와는 달리, 화장, 보정, 성형 수술과 같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진 지금,  못생긴 것, 아니 사회가 추구하는 외모가 아닌 다른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운이 나쁘거나 한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죄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화장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단지 귀찮아서가 아니다. 개똥철학에 불과할지라도, '선물받은' , '타고난' 것들을 사랑하고 싶다. 가진 것을 충분히 음미하기도 인생은 짧다. '사람'이기에 나타나는 조금의 빈틈 또한 받아들일 것이다.


아마 그것이 완벽함조차 코딩하는 기술에게 대항할 수 있는 휴머니즘의 본질이 아닐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