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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일 찾는 법

나도 모르게 계속 하게 되는 일이 있다면

by 느뇽

"제 꿈은 동화작가인데요, 저희 할머니가 동화작가는 먹고 살기 힘들대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제가 가르치는 어떤 초등학생이 한 말입니다.

우리는 자라오면서 정말 많은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내가 들어온 말들은 내 무의식에 새겨져 내가 무언가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이렇게 답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전 판사요!"

"오~ 판사 왜?"

"돈 많이 벌 수 있대요"


이런 말을 들으면 어딘가 씁쓸합니다.

차라리 "그냥 멋있잖아요" 라면 마음이 덜 아팠을텐데 말이에요.


"제 꿈은 대통령이에요" "우주비행사요"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은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동화작가는 먹고 살기 힘들대요" 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아니야~ 동화작가로 성공하면 잘 먹고 살 수 있어. 너무 멋진 꿈이니깐 꼭 동화작가 되렴 !"


10살도 안된 아이들이 꿈을 정하는데에 있어서 '먹고 사는 걱정'을 하느라 진짜 자기가 원하는 것을 꿈꾸지 못하는 이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내가 꿈으로 정해온 것이 있다면,

진짜 내가 가슴뛰는 일인가? 돈을 못번다고 해도 그 일이 정말 하고 싶은가?

를 생각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가 어떤 꿈을 꾸는데에 있어서 그 이유가 '돈을 잘벌어서' 하나에 불과하다면, 그 직업으로 돈을 많이 벌기는 쉽지 않을것입니다. 돈을 못벌어도 난 이 일을 하고야 말겠다, 하는 열정 넘치는 사람에게 밀려나게 될테니까요.


AI 시대에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려면, '난 거지로 살더라도 이 일이 하고 싶다' 하는 정도의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정도의 열정이 있다면 절대 거지로 살게 되지 않을테니 걱정말고, 정말 내 마음이 뜨거워지는 꿈을 꾸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엄청나게 끌리지는 않는데' 내가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있으신가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지속하고 있는게 있다면, 그것은 애정이 담긴 일일지도 몰라요.


저는 10년동안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지만, 모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습니다.

내 꿈은 선생님이 아닌데, 난 왜 애들 가르치는 일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걸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아는 분의 부탁으로 어쩌다 하게 된 수학 과외를 시작으로, 수학 학원 강사, 영어 학원 강사, 청소년 진로코칭강사, 대학생 진로코칭강사까지. 분명 아이들을 좋아하는데, 난 왜 이 일에서 도망치고 싶은걸까? 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답을 찾았어요.


아이들은 너무 좋은데, 우리 나라 교육 시스템이 너무 싫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는 제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마음껏 마음을 나눌 수 없었어요. 저는 제가 싫어하는 선생님이 스스로 되어야만 했고 그 사실이 너무 괴로웠어요. 이 작고 소중한 아이들에게 조용하라고 말해야하는게 싫었고, 저랑 수다떨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얼른 문제 풀라고 말해야하는게 싫었어요. 또 숙제를 안해오는 아이들을 억지로 남겨서 풀게 해야하는 것도 싫었고, 죄다 싫은 것 투성이라 일하는 내내 너무 괴로웠어요.


내가 어쩌다 애들을 가르치게 되어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지. 그 첫 시작이 원망스러울 정도였어요.

저는 제가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가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아왔고 이제 와서 아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엄두가 안나서인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전 제가 정말 싫으면 뒤도 안돌아보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더라구요.

싫은건 때려죽여도 못하는 내가, 이걸 계속하고 있다면 싫은 것 투성이를 이길만한 뭔가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삶을 찬찬히 돌아보니, 저의 아이들 사랑은 20살 때 어쩌다 과외를 하게 되면서 시작된 것이 아니더라구요. 이미 저는 오랫동안 삶 속에서 저에게 단서를 주고 있었더라구요. "난 아이들이 좋아!" 라구요.


중고등학교 때 의무로 학교에서 봉사활동 해야하는 제도가 있잖아요, 시간만 채우기 위해 편한 일을 할 수도 있었는데요, 전 항상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일을 선택했더라구요.


중학교 때에는 장군마을 어린이집에서 꽤나 오랜 기간 봉사를 했었구요,

고등학생 때에는 코칭맘이라는, 아이들 진로코칭 하는 봉사를 했더라구요.

집에서 예전에 받은 상장이랑 봉사인증서, 그리고 받은 편지들을 다시 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대학생 때에도 MT는 재미없다고 빠지던 제가, 쏙쏙캠프라는 시골 아이들 가르치는 봉사활동은 제가 먼저 자발적으로 지원해서 참여했더라구요. 아이들과 함께 사진 찍은 제 얼굴이 너무 행복해보였고, 아이들이 저에게 써준 따뜻한 편지들이 아직도 예쁜 상자에 담겨있답니다.





저의 꿈이 '선생님'이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저의 꿈은 예능피디, 아나운서, 뮤지컬배우, 외교관 이런 것들이었어요. 제 꿈이 선생님이 아니었음에도 전 계속 자발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봉사 현장에 가있었던거예요.


'아이들 가르치는 봉사 해야지' 라며 내가 의도적으로 찾아서 고른 것도 아니였어요.

흥미가 없는 분야는 거들떠도 안보는 제가 아이들 관련 봉사 공지글을 보면 고민 없이 '이거 하고싶다!' 라는 마음이 쉽게 들었습니다.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예능을 보면서도 기안84님이 인도 오지 마을에서 스님 애기들과 생활하며 미술을 가르치는 회차를 10번은 넘게 돌려봤었습니다. 나도 나중에 꼭 전세계를 돌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봐야지. 다짐하면서요.


저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제 마음이 계속 아이들에게 이끌렸던거라는걸 이제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전 방향을 바꿨어요.

아이들에게 조용히하라고 말해야하는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만나는게 아니라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이 되어서 아이들을 만나야지.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아! 책을 써야겠다.'

내가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진짜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예를 들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많이 놀아라 얘들아! 라던가요 ㅎㅎㅎ


앞으로 내가 만든 책을 들고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나러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반짝이는 기대를 하며,

귀여운 아이들을 모아놓고 토크쇼라는 명목 하에 수다떠는 만남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선생님'이 꿈이 아니었던 이유는, 제 꿈은 '직업'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꿈을 꼭 '직업'에만 국한시킨다면 내가 진짜 가슴뛰는 일을 찾기 어려울 수 있어요. 제 꿈이 '작가'는 아니지만 저는 '책'이라는 수단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강의하는 '강사'를 꿈꾸고 있는 것처럼요.


옷을 좋아하니까 내 꿈은 무조건 '패션 디자이너' 가 더이상은 아니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런웨이에 서는 '모델'이 될 수도 있고, 내가 옷을 골라와서 판매하는 '옷가게 사장'이 될 수도 있고, 옷만들기 클래스를 운영하는 '공방 사장'이 될 수도 있고, 패션을 다루는 '잡지 에디터'가 될 수도 있죠. 내가 좋아하는 '본질'만 확실히 안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아주 무궁무진하답니다.


난 옷은 좋아하는데 패션 디자이너는 맨날 좁은 공간에 갇혀서 옷만 쳐다봐야하는거 너무 지루해, 그러니까 난 이 일은 안맞아 라고 포기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우리나라의 '선생님'의 삶에 맞지 않는 것처럼, 각 직업이 요구하는 삶이 나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른 직업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꿈을 꿀 때에는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는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하면 결국 돈을 따라오게 됩니다.

아무리 '잘하는 일'을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없다면 내 재능이 최고가 되기까지 계속해서 반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잘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여러분이라면, 실력은 있지만 돈벌기 위해 억지로 일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너무 좋아 즐거워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요?

즐거워하는 사람은 결국 그 실력도 얻어내고 만다는 사실,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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