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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필 Aug 10. 2024

콘서타와 메디키넷을 만나다.

ADHD 약물의 첫 복용후기

콘서타 vs 메디키넷
ADHD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




"약물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ADHD 진단을 받은 이후, 나는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진단을 받고 나서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바로 약물들이었다.

내 손에 놓인 작은 알약들이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생각하니,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밀려왔다. 약물이 마치 마법의 해결책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평생 이 약들에 의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주치의는 나에게 두 가지 약물을 소개해주었다. 

하나는 콘서타였고, 다른 하나는 메디키넷이었다.

두 약물 모두 메틸페니데이트를 주 성분으로 한다는 점은 동일했지만, 그 작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콘서타는 장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약물로, 아침에 한 번 복용하면 약효가 12시간 이상 지속되었다. 

서서히 약물이 방출되도록 설계된 이 약물은 아침에는 활기를 주지만, 저녁이 되면 효과가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었다. 


반면 메디키넷은 작용 시간이 짧아 하루에 여러 번 복용이 가능했다. 

서방형은 약 8시간, 속방형은 약 3-4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에 맞춰 복용할 수 있었다.


약물에 정착하는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ADHD 약물이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하지만,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함께 겪고 있던 나에게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콘서타를 처음 복용했을 때, 나는 미묘한 변화를 느꼈다. 

특히, 평소 나를 괴롭히던 폭식증 조절에서 효과를 봤다. 

항상 머릿속에서 음식 생각이 떠나지 않던 내가, 콘서타를 복용하면 그 욕구가 사라지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머리가 멍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나의 상태를 주치의와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약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는 모든 변화를 공유하고, 그에 따라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상담에서 아침에는 활기가 생기지만 저녁이 되면 방전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퇴근 후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몸은 침대에 붙어버린 듯 일어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콘서타의 약물 기전 상, 저녁이 되면 효과가 감소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메디키넷으로 변경해볼게요."


주치의의 제안에 따라, 나는 메디키넷을 하루에 두 번, 아침과 퇴근 후 그림을 그리기 전에 복용하기 시작했다. 다이나믹한 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약물은 내가 기대한 것처럼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고, 오히려 작은 변화들 속에서 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나는 현재의 복용 방식을 찾게 되었다. 

아침에는 콘서타를 복용하고, 오후에 집중력이 저하된다고 느껴질 때는 메디키넷을 PRN(필요 시)으로 복용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마음먹고 있다.

약물은 내 삶을 완전히 바꿔주지 않았지만, 적어도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니까.


그러나 약물 복용이 나를 완전히 치유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약물은 그저 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일 뿐.

나 자신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약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혼란과 불안, 그리고 작은 희망들이 뒤섞인 감정들을 겪었다. 


내가 ADHD 환자로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여전히 복잡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수많은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배웠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나의 여정임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약물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 나를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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