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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필 Aug 12. 2024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나만의 방법

선택과 집중

To do list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집중력 유지, 시간 관리, 조직화 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ADHD 증상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미루기'였다.

중요한 일, 해야할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당장 시행하지 못하고 미루는 습관.

(좋아하는 일이나 흥미로운 일은 하루에 12시간씩 자리에 앉아 하곤 했지만)

그리고 극한의 상황 (꼭 해야되는)이 닥쳐야 급하게 하며 정신이 더 아찔해지는 상황들이 반복되었다.

당장 생각하기 싫은 문제들은 회피해버리는 성향은 쉽게 없어지지가 않았다.


죄책감, 자기 혐오, 자기 연민에 빠지는 나를 보며 이대로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콘서타를 복용한 지, 2달 정도 지난 무렵부터 '미루기' 습관의 심각함이 피부에 와닿았다.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한 것은 'To do list' 적기.

평소, 그림그리는 것과 글 쓰는 것을 좋아하니 취미를 활용해보는 것이었다.


'이제 괜찮아지겠지?'

처음 작성할 때는 너무 재밌었다. 

어느새 빼곡 채워진 '내일의 내가 할 일'은 생각보다 지켜지지 않았다.


동화책 투고, 에세이 투고, 이모티콘 제출, 인스타툰 그리기.

처음에는 못느꼈던 투두리스트에 단점이 점점 느껴졌다.

하루 만에 이것을 다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밤만되면 내일은 가능할 거라는 이상한 믿음이 생기는건지.

무리한 이상만 채운 투두리스트 작성하기는 오히려 죄책감을 가중시켰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나와 같은 증상을 겪는 분이 있다면, 투 두 리스트를 작성할 때는 꼭 쉽게 이룰 수 있는 단기적인 목표를 적어나가시라고 권하고싶다.


투 두 리스트 실패 후, 초록색 검색 창에 'adhd의 일상 생활 관리', '미루지 않는 습관 만들기' 등을 열심히 검색했다. 그리고 얻은 두 번째 방법은 '타이머를 사용하세요.' 였다.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나의 집중력은 매우 낮기 때문에 (반대로 하고싶은 일을 할때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몰두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0-30분 안에 해결하도록 타이머를 설정했다.

이번에는 미루는 습관을 성공했을까? 기대와 다르게 처참히 실패했다.


타이머를 설정하는 순간부터 시간 안에 끝내야한다는 강박과 불안이 생긴 것이다.

남은 시간을 보느라, 오히려 집중력이 더 흐트러졌다. 그렇게 번째도 실패했다.


연이은 실패에 낙담하던 도중, 인터넷에서 하나의 방법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거다!' 누워있던 몸이 자연스레 반동을하며 일어나졌다.

그 방법은, 내가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방법인 '포스트잇 부착'이다.

나는 이것으로 많은 효과를 느꼈다.


방법은 단순하다. 준비물은 포스트잇과 볼펜이면 끝.

눈에 잘보이는 곳에 내가 해야될 일을 하나씩 포스트잇에 적어서 낱개로 붙이고 수행 후에 떼는 것이다.

가령, 업무 중일 경우에는 포스트잇 한장에 시간과 해야할 일을 개별로 적어서 순서대로 붙여놓은 다음, 시간이 지나면 퀘스트를 깨듯 하나씩 뜯었다.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봤다는 이유를 깨달았다.

포스트잇에 적는 것은 투 두 리스트처럼 거창한 목표를 적는 것이 아니라, 당장 오늘 실현 가능한 단순한 일을 적어나가기에 지키기가 쉬웠다. 그리고, 하나씩 할 일을 떼나가면서 성취감도 들었다.

집에서는 냉장고, 서랍, 현관문 등에 필요한 내용을 까먹지 않도록 적어놓곤 한다.


누군가에겐 당연히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나에겐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 방법을 자신있게 추천한다.

내일부터 가볍게라도 해보시길. 포스트잇 한 장에 죄책감 1g이 빠져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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