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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필 Aug 18. 2024

"하하. ADHD아냐?" 때로는 비수가 되는 농담

움츠려드는 이유

병원에 근무하면서 종종 듣는 말이 있다.
"하하. ADHD 아냐?"




우리는 일상에서 정신 질환 관련된 말을 하루에도 여러번 접하고 있다.

예전에는 우울증, 공황 장애를 많이 들었다면 요즘은 ADHD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근무 중인 어느 날이었다.

항상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끼리 잠시 시간이 나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이었다.


"진짜 너무 화난다니까."


요즘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A가 험담을 늘어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함께 욕해주기 바빴고, 그 와중에 누군가 말했다.


"하하. 그사람 ADHD 아냐? 정신이 이상한데."


이 말은 커피를 마시고 있던 나에게 비수처럼 꽂혔다.

언제부터 예의 없고,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예의 없는 사람에게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을까?

장난스레 말을 내뱉은 그녀는 바로 옆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ADHD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리라.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하지못하고 웃어넘겼다.

속은 그렇지않으면서도 '왜 그런 말을 해?'라는 용기를 내지 못했다.

ADHD라는 질병을 앓고 싶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그저 신체적인 질환처럼 정신적 질환이 생긴 것 뿐인데 마치 사회생활 부적응자인 것 처럼 낙인이 찍혀버리기 때문에.


특히, 병원 근무를 하니 더욱 심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아마 독자분들 중에는 'ADHD가 병원 일을 해도되나?' '그런 사람한테 우리 생명을 맡기는건 좀 그렇지 않나?' 라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ADHD에는 여러 타입이 있다는 것을.

꼭 질병을 걸린 사람이 아니라도 사회 적응이 쉬운 사람과 어려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ADHD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이 질병이 있음을 자신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치료를 한다. 집에 오면 심하게 방전이 되버리긴 하지만,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실수하지 앉도록 노력한다.

그런 노력은 아주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생색을 낸다거나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AHDH를 가진 사람이라하더라도 당당한 사회의 일환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언제든 정신 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 모두 동등한 사람들이다.

주변에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ADHD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을 수도 있으며, 내 소중한 사람이 ADHD일 수도 있다.


성인이 된 우리들은, 조금은 관대하고 조심스러워지면 좋겠다.

말이라는 것은 내뱉기는 무척이나 쉽고 간단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옛 말에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처럼.


나의 말이라는 단단한 돌이 지나가던 개구리를 죽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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