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여름 - 붓다. 쏟아내다.

2. 체험장인가 책방인가

by 소희

홀로 책방을 지키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바심이 커졌다. 남들은 커피와 책읽고 너무 좋겠다고들 하지만 목 빠지게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출입문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울감이 몰려든다. SNS 탐닉으로 엄지손가락이 분주해진다. 다른 책방은 어떤 사진을 올릴까, 어떤 책을 입고하고 있는지, 어떤 유형의 글을 올리는지, 영상은 이렇게 찍어야 이쁘구나, 이런 수업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지? 궁금증이 커졌다. 용기 내어 메시지를 건네고 애절하고 간절하게 방법을 구해본다. 다행스럽게도 세세하게 알려주는 책방 대표님들의 정보를 토대로 지원사업이 가능한 것이 있을지 찾아보았다.

몇 가지 선별해서 가장 쉽게(작성이 어렵지 않고 금액이 많지 않는) 접근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접수 한다. SNS에서 반응이 많은 것을 찾아 책방에서 클래스를 할 수 있는지 제안을 해보았다. 모집은 책방에서 하고 준비물과 수업을 담당하는 조건이었다. 수익배분은 책방에 이윤이 크지 않은 오로지 홍보를 위한 목적으로 최저 이용료만을 차지하는 정도였다.




첫 번째로 네일아트클래스다. 어린이들이 환호하는 분야이고 중고생들도 꾸미는데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방에 보호자와 함께 방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전문적인 예술가 수업이 아니기에 토파즈를 선택하고 나만의 꾸미기를 하는 것이었지만 인기 만점이었다.


두 번째로 오일파스텔드로잉 수업을 열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이기도 하고 조금만 스킬을 넣어도 작품이 완성되는 매력이 있었다. 열리는 계절이 수국이 필 때여서 수국을 그리는 것으로 했다. 방법을 설명 듣고 직접 그려본다. 손가락에 얼굴이 짙어질 때쯤 작품은 완성된다. 똑같은 수국이 없이 각각의 수국이 활짝 피었다. 반려동물을 그리는 시간은 눈과 코를 표현하는 것을 익힌 후 가장 예쁘고 귀여운 반려동물을 담아 선물 받는 순간이 되기도 했다.


세 번째는 패브릭 노트 만들기 수업이었다. 키트가 있어서 전문적이지 않아도 지도할 수 있었고 글쓰기가 취미인 사람들이 모여 만들고 필사 노트로 활용 할 수 있어서 멋스럽게 꾸미는 시간이 즐거웠다.


이후로 캐리커처 그리기, 노래 만들기, 어반스케치, 골판지 새 그리기, 미니어처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등 끝없이 클래스를 열었다. 독서동아리 어머님들의 단체 방문도 , 그림책 동아리 모임의 클래스도 이어지며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클래스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 소홀해지는 한 가지가 신경 쓰였다. 책방에 독서 모임이 없다는 거다. 이름있는 책방들을 보면 수준 높은 책을 읽고 나누는 모습들이 책방의 완성처럼 보였다. [귤밭책담]이라는 북클럽 이름을 짓고 독서 모임 모집 글을 올렸는데 신청자가 없다. 아니, 이 동네 사람들은 책도 안 읽어? 하는 아쉬운 한탄을 했다. 마침, 독서 지원 프로그램이 채택 되어 도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몇몇 분과 4회에 걸쳐 독서 모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어지지 못하는 아주 가끔 열리는 독서 모임이 지금까지도 아쉬움이 제일 큰 부분이다. 오히려 책방과 먼 지역에서 와주는 분이 계시면 가까운 마을 분들이 책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접을 수가 없었다.


귤다방2.jpg


목요일 연재
이전 08화책방, 여름 - 붓다. 쏟아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