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아리 하지 않을래요?
책방의 봄은 찾아왔고 저마다의 색으로 꽃이 필 차례다.
책방을 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네이버 업체 등록, 티맵 상점, 카카오맵 상점과 위치 등록을 하고 다른 책방이 설정해 둔 검색어들을 똑같이 해보았다. 하지만, 특색이 없어 순위에 노출조차 되지 않았다. 책방으로 오게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은 마을에 유일한 초등학교 주변이다. 등하교로 오가며 만나는 학부모님들께 다가가 더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얼굴을 익히기부터 했다. 학부모동아리를 첫 번째 목표로 공략했다. 얼굴이 좀 익숙하다 싶으면 다가가서,
“ 동아리 하지 않으실래요? 책 읽기 어때요? ”
“ 그림 우리 같이 해볼까요?
“ 그림책 필사 당기지 않으세요?”
“ 우쿨렐레같이 해봐요! ”
사적인 대화도 나눠보지 못한 사이인데 무작정 함께 하자고 조르는 나를 우는 아이 달래듯 떡 하나 더 주는 마음으로 ‘좋아요’ 해 주시는 분들이 하나둘 모였다. 첫 동아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림책 필사 동아리다. 엄마들이 선택한 그림책을 함께 읽고 글을 아이도 엄마도 각자 필사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 선정이 되면 시간을 진행하는 것은 순서대로 하기로 했다. 수업 진행을 위해 자연스럽게 사전 모임을 자주 가지게 되었고 좋은 그림책이 눈에 들어오면 책방 서가에 채워놓고, 마음에 담아주는 책을 구매할 수 있게 연결했다.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아 엄마들만의 자체 필사 시간을 가지도록 모임 회차가 늘어났다.
다음으로 이루어진 것은 우쿨렐레를 배워보는 음악동아리다. 다재다능한 분들도 많아서 영상편집도 하고 캠페인도 찍고, 곡 연습을 늘려서 학교 축제 때 공연도 열고, 등굣길 버스킹을 열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기회를 제공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모여 음악으로 오전을 시작하고 차와 수다도 함께 나누며 정을 쌓아갔다. 맘이 맞는 엄마들끼리 윤독 모임으로 벽돌 책 깨기 프로젝트도 진행되었다. 혼자서는 읽기 힘든 코스모스, 모비 딕 등 책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엄마들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책을 읽게 된다.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마을 주민이 함께한다는 것, 책을 읽다가 마당에 나가 자연물로 놀이하고 동물을 보살피며 마음의 편안함을 채우는 것, 이러한 연결 고리가 책방을 통해서 시작되는 거였다.
‘동아리 하지 않으실래요?’ 는 ‘함께 해주세요’이고 그래서 ‘감사합니다’가 되었다.
[오늘 뭐했지? 임종길 글.그림 - 제주의 정원을 그리고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