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았던 오늘 하루
나는 선물하기를 좋아한다.
이유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만큼 좋은 게 없으니까!
그리고 상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어떤 걸 선물하면 좋을까 하며 고르는 그 설렘이 좋다.
상대는 어떤 물건을 받겠지만 나는 그 물건을 고르고 사는 과정에서 설렘과 기쁨을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을 다니면 국도 옆에 있는 농장 좌판에서 판매하는 포도, 사과, 복숭아와 같은 제철 과일이나 어느 지역의 수산시장에서 판매하는 수산물 아이스박스를 트렁크에 사 와 지인들에게 나누는 일을 자주 한다.
군산 어시장에서는 박대를, 인천에 가면 항상 사 오는 대오통닭집의 닭강정,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영천 호국원에서는 삼송군만두와 영천의 포도를, 고향인 대구를 갔다 올 때면 칠성시장의 잎새만두와 어묵을 사가지고 온다. 내가 사 오는 수준은 한 두 박스가 아니다. 항상 열 박스 이상씩 실어 온다.
이렇다 보니 내가 선물 받는 기준도 까다롭다.
작업실을 들르는 매니지먼트 회사의 실장님들이나 배우들이 첫 방문 때면 늘 휴지나 테이블 티슈를 사가지고 오는데 그럴까 봐 항상 말한다. 휴지 사 오시면 저 그거 그대로 돌려보낼 거니까 절대 사 오지 마세요.
실제로 몇몇 분들은 그대로 들고 가신적이 있다.
두루마리 휴지 여섯 개만 있어도 벽 하나를 세울 수 있으니 좁은 작업실에 휴지는 정말 민폐 선물이기 때문이다.
2010년도 즈음이었나 내 생일 때였다. 그때 나의 후배 달봉이가 나에게 생일선물로 핑크색 워머를 주었다.
"니 이거 네가 고른 거 아니제?"
"네.. 여자 친구가 골랐어요."
"니 내가 핑크색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
그리고 그다음 해 달봉이는 빨간색 목도리를 선물했다.
"니 내가 빨간색 목도리 할 거 같나! 이번에도 니 여자 친구가 골랐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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