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를 가르쳐 주는 방법은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뷔페식당과 직원식당 조리사로 일한 지 3년 차가 되어 간다.
이십 년 전 함바식당을 할 때는 조선족인 중국인들만 상대하면 되었지만 지금 지방 소도시에는 꽤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다. 그들 중에는 무슬림인 분들도 많다.
내가 무슬림에 대하여 인지하게 된 것은 10년 전 중국에서 살 때였다.
한국의 가락시장 같은 큰 시장인 중국 재래시장에는 특이한 것이 있었다.
보통 우리는 육류를 파는 곳에서 소와 돼지, 닭 같은 것을 같이 파는데 중국은 소시장과 돼지 시장이 달랐다.
그 이유는 소만 파는 분들은 대부분 무슬림이다.
통역하던 분이 말하기를 소를 파는 무슬림에게 가서 돼지 있냐고 물어보면 칼이 날아올 수도 있으니 조심하란 말을 했었다. 농을 섞어 이야기 한 말이겠지만 반은 진심이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북경 왕징의 비교적 작은 재래시장에는 소고기를 파는 곳은 대부분 무슬림 표시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나는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무슬림이 외국에서는 가깝게 볼 수 있구나~ 하고.
서울에서는 이태원의 무슬림 사원 정도 가야지 볼 수 있다 생각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나는 직원식당에 취업할 때 항상 물어본다.
이 회사에 혹시 무슬림 직원들이 있나요?
보통의 직원식당에서는 무슬림 직원이 있다면 돼지고기 요리가 나오는 날에 계란 프라이로 대신한다.
그런데 나는 새심하게 배려했다.
항상 생선을 구워주었다. 그때만 해도 우리 회사에는 고정 직원 3명과 일용직원 2~3명 정도가 있었고, 항상 그들을 위해 생선을 구워 준비해 줬다.
그들은 웃으며 생선을 가져갔다. 그렇게 한 두 달이 지난 후, 나는 그들에게 부탁을 했다.
메뉴선정, 조리. 세척까지 혼자 해야 하는 내가 홀을 돌 볼 시간이 없었기에 티슈, 종이컵. 핸드타월이 비면 창고에서 꺼내 꼭 넣어달라고, 매일 그걸 체크해 달라고 그 무슬림 직원 3명에게 하나씩 맡겨 부탁했다.
웃으며 알겠다 했던 그들은 설렁설렁, 대충 하더니 결국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 일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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