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만 보면 생각나는 에피소드
한참 온라인 커뮤니티에 열광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모임이도 그렇듯이 온라인 모임에도 유명한 회원들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벙을 자주 치는 벙주로 유명하고 어떤 이는 벙을 자주 나가면서 외모와 성격등으로 유명해진다. 여기에서 유명하다는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유명한 것은 특히나 안 좋은 쪽으로 더 많이 관여된다. 왜냐면 본 사람에 의해 회자되는 평이다 보니 좋은 평 보다는 안 좋은 평이 무성한 곳이 온라인 커뮤니티다.
나도 꽤 유명한 회원중 한 명이었다. 유명하다는 것도 알고 보면 내가 어떤 이에게는 좋게, 그 외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좋게 소문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던지 나는 날 본 적 있고 나와 늘 같이 보는 사람에게의 신뢰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몇 년도 인지도 가물한 아마도 한 사오 년 전인 것 같다.
그녀의 닉네임을 초선이라고 가정하자.
초선이는 나와 친하지 않았던 회원이었다. 내가 치는 번개에 나올 수 없는 거리에 살았던 그녀지만 그 녀에게는 나름 좋은 기억이 있었다. 내가 그 커뮤니티 벙개에 처음 나갔을 때 내게 먼저 말 걸어준 인물이었다.
내가 살던 지역이 카페장이 살고 있던 지역과 가까운 거리였기에 카페장이 친 벙개 모임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일 년이 넘게 흐른 어느 날, 어떤 이유로 그녀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이유는 그녀가 내 친동생과 동갑이라는 것 때문이다.
당시 친동생도 같은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동갑라인들의 만남 이후로 동생 때문에 초선이는 내가 친 벙개에도 나오게 되었다.
다시 만난 초선이는 첫인상과 달리 비호감이었다.
물론, 그런 이유는 소문으로 먼저 들은 그녀에 대한 평이 있었지만, 난 사람들이 하는 평을 믿지 않는 편이다. 내가 듣고 경험해 보려고 했는데 경험한 그날 알았다. 내가 꺼려하는 인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호감과 비호감을 빨리 나누는 것은 딱 두 가지이다.
지갑을 여는 가! 혹은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는 가!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하면 미움받지는 않지만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면 미움받는다.
예를 들어 중국집에서 모두가 자장면을 먹고 탕수육을 시키는데.. 자신이 고추잡채를 먹고 싶을 때라면
"탕수육 시키고 고추잡채는 내가 쏠게. 이것도 시키자~"라고 하면 욕 안 먹는다.
그런데 이런 모임에서 꼭 자기 취향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밥 먹자고 모인 모임에서 술을 시키고는 엔빵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던지
남들은 소주 먹는데 자신은 고량주 먹어야 한다며 몇 병씩 시켜 먹는 사람이라던지
뒤풀이가 끝나고 누군가 커피를 쏘겠다고 커피숍 앞에서 주문할 때, 다들 싼 아아를 먹는데 꼭 자신은
스무디를 먹어야 한다며 5.000원이 넘는 금액의 음료를 주문하는 사람
초선이 가 딱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소주에 홍초를 타 먹는 걸 좋아한다고 무조건 홍초를 사오라고 시킨다던가
자신은 어떤 안주를 좋아하니까 그걸로 시키자던가 아무튼 밉상짓은 혼자 다 하는 그녀였다.
쉽게 설명하면 공짜를 너무 좋아하고, 남들의 배려가 당연한 줄 아는 사람이다.
나의 돈은 아깝고, 남의 돈은 당연한 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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