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출처-샤오펑
샤오펑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P7’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한국 시장에 진입하며, 가격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워 기존 시장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샤오펑은 최대 700km(중국 기준)의 주행거리와 고성능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으로, 테슬라와의 정면 승부는 물론 현대차·기아에게도 위협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 샤오펑이 지난 6월 서울에 ‘엑스펑모터스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샤오펑은 현재 국내 사업을 총괄할 인력을 선임 중이며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앞두고 딜러망 구축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점 주소는 서울 신정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공간으로 등록됐다.
P7/출처-샤오펑
2014년 광저우에서 설립된 샤오펑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전기차 기업이다.
라이다 센서 없이 카메라 기반 비전 AI를 활용하며, 차량 기능 무선 업데이트(OTA), 음성 인식 기반 AI 인터페이스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최근에는 항공 모빌리티(AAM),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P7/출처-샤오펑
샤오펑이 국내에 선보일 첫 모델로는 중형 전기 세단 ‘P7’이 유력하다. 이 차량은 최고 출력 593마력, 최대 주행거리 700km(중국 기준)의 사양을 갖췄으며 테슬라 모델3와 유사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샤오펑의 자율주행 기술인 ‘Xpilot’ 시스템과 OTA 기능, AI 기반 음성 인터페이스가 탑재돼 기술적 완성도에서도 경쟁력을 내세운다.
중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P7의 가격은 21만 9800~30만 1800위안(한화 약 4340만~약 5970만 원)이다. 수입차 업계는 샤오펑이 국내 보조금과 환율 등을 감안해 테슬라 대비 20~30% 저렴한 가격대로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샤오펑의 한국 진출은 중국 전기차 업계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의 수요 둔화와 미국·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의 진입 장벽 강화로 인해,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한국 시장이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
샤오펑은 지난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 전시회에서 신형 P7과 함께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업계에서는 샤오펑이 P7을 시작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P7/출처-샤오펑
샤오펑보다 앞서 국내 시장에 진입한 중국 브랜드들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BYD는 올해 1월 전기 SUV ‘아토3(ATTO 3)’를 출시한 이후 9월까지 누적 판매량 1947대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 3위에 올랐다. 이후 출시한 세단 ‘씰(SEAL)’, 중형 SUV ‘씨라이언7(Sea Lion 7)’도 가성비를 앞세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커 역시 올해 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아우디코리아 전 대표를 영입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고급 세단 중심의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으며, 브랜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7/출처-샤오펑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의 판매 실적을 보면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전기차에 대해 빠르게 신뢰를 쌓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샤오펑 역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브랜드의 연이은 한국 진입은 단순한 브랜드 경쟁을 넘어, 산업 전반의 기술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