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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초유의 사태'... "대한민국 망한다"

by 이콘밍글

100년 만에 깨진 인구 균형
청년은 일자리 없고 노년은 돈이 없다
사회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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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 지각변동 / 출처 : 연합뉴스


대한민국 인구 시계가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유사 이래 사회의 활력을 책임지던 20대 청년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70대 이상 노인 인구보다 적어지는, 100년 만의 인구 역전 현상이 현실이 됐다.


설 자리 잃는 청년들, 무너지는 허리


지난해를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20대 인구는 630만 2천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70대 이상 인구는 이보다 24만 명가량 많은 654만 3천 명에 달했다.



국가데이터처가 192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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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 지각변동 / 출처 : 연합뉴스


2020년 703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20대 인구는 불과 몇 년 새 가파르게 감소하며 이제는 가장 수가 적은 세대가 될 처지에 놓였다.



인구 감소는 청년 세대에게 곧바로 고용 한파로 이어졌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나 떨어졌고, 실업률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업들이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의 대졸 신입 채용 중 경력직 비중은 28.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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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 지각변동 / 출처 : 연합뉴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된다. 이는 다시 저출산으로 이어져 인구 구조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1000만 노인 시대, 그늘은 ‘빈곤’


청년층이 사라진 자리는 노년층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인 1,051만 명을 넘어서며, 우리나라는 이제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공식적으로 진입했다.



통계청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50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문제는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노년의 삶의 질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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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 지각변동 / 출처 : 연합뉴스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 즉 전체 가구 중 소득이 중간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구의 비율은 39.8%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한 노인 중 절반 이상(51.3%)이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답할 정도로 노년의 경제적 어려움은 심각한 수준이다.



청년의 위기가 노년의 위기를 낳고, 이는 다시 국가 전체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단단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대 갈등’을 넘어 ‘사회 소멸’이라는 더욱 근본적인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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