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N 비전 74’의 양산 계획이 취소됐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이 수소 슈퍼카의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내부 사정으로 인한 양산 일정 취소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 내부 관계자는 지난 30일 “N 비전 74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며 “내부적으로 논의되었던 양산 일정이 철회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콘셉트카는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양산에 대해선 여전히 열려 있다”며 구체적인 결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외신들은 N 비전 74의 프로토타입이 남양 R&D센터에서 테스트 중이며 2026년부터 한정 생산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성능 검증용 테스트카가 2023년 8월 생산을 시작했고,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6월로 계획돼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N 비전 74는 775마력 이상의 고성능 모터를 장착하고 3초 이내에 0-100km/h 가속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수소 연료 전지와 후륜구동 시스템을 결합한 혁신적인 스포츠카로 주목받아 왔다.
디자인은 1974년형 포니 쿠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두 개의 걸 윙 도어를 특징으로 하는 레트로 감각의 외관을 자랑했다.
왜 취소됐을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수많은 프로젝트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연구원장은 “현대차가 도심항공교통(UAM),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등 다양한 미래 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 퍼포먼스차 개발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은 수익보다는 수소 생태계 구축과 에너지 산업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슈퍼카 개발은 당장 상업적 목표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계획된 프로젝트였다.
이로 인해 수소 슈퍼카의 상업적 성공보다는 기술적 상징성에 더 중점을 둔 것이 이번 양산 취소의 배경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21종의 전동화 차량 출시라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N 비전 74는 제네시스 고성능 트림과 함께 언급됐으나 한 달 만에 양산 계획이 취소되면서 전략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 N 브랜드는 여전히 고성능 전동화 모델의 출시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N 비전 74와 같은 고성능 수소차는 당장 양산되지 않더라도 기술 개발과 미래 비전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N 비전 74의 양산 취소는 현대차의 수소차 전략과 고성능차 계획이 단기적인 방향성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와 기술적 도전으로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