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 동안 이어져온 파리모터쇼(Mondial de L’automobile)가 지난 1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전통 유럽 제조사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장이었다.
프랑스의 대표 브랜드 르노는 이번 모터쇼에서 소형 전기차 ‘르노 4 E-테크 일렉트릭’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960년대 오리지널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전기차는 르노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 기술을 갖췄다.
르노는 이 외에도 세닉 E-테크, 트윙고 프로토타입 등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거 선보이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임을 과시했다.
푸조 역시 세계 최초로 전기 패스트백 E-408을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푸조는 E-408을 통해 유럽 대중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2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확보한 상태다.
이 외에 유럽 기준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700km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 SUV E-3008과 E-5008 롱레인지 버전도 선보였다.
독일의 BMW는 미니의 첫 전기차 모델인 에이스맨을 비롯해 새로운 전기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티구안 후속작으로 중형 SUV 타이론을, 아우디는 전기 패스트백 SUV Q6 스포트백 e-트론을 선보였다. 유럽 제조사들은 전기차 기술력과 디자인 혁신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중국 업체들은 유럽연합(EU)의 높은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리모터쇼에 적극 참여했다.
BYD는 테슬라 모델 Y와 경쟁할 전기 SUV 실리온 7을 선보였다. 실리온 7은 최대 600km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초급속 충전 기술을 갖춰 유럽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BYD는 이외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U8과 고급 브랜드 양왕을 전시했다.
샤오펑은 자율주행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P7+ 세단을 공개했다. 이 차량은 고급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리프모터 역시 전기 SUV B10과 도심형 전기차 T03을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한국 대표로는 기아가 6년 만에 파리모터쇼 무대에 복귀했다. 기아는 전기 SUV EV3를 공개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EV3는 고성능 모터와 고효율 배터리를 탑재해 성능 및 효율성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유럽 시장에는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며 2025년 유럽 올해의 차 후보에도 올라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프라이빗 부스를 마련해 전동화,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등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더불어 유럽 완성차 고객사와의 비즈니스 논의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이번 2024 파리모터쇼는 전통적인 유럽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기술력과 혁신을 선보이는 무대였다.
유럽,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모터쇼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