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벨루가가 아니었을까

by 윤슬하


"와... 그냥 아름답다."

그것 말고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순백의 하얀보다 눈부시고,
유선형의 곡선이 물살을 가로지르는 그 모습.

천장에서는 빛이 물살 속을 수갈래로 흩어져 빛나고,
그 안에서 마치 벨루가는
천사처럼 헤엄치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아무 말도 못 하고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어린아이처럼 손을 흔들어본다.

어! 나를 봤나 봐.

설레어서 한 번, 두 번 손짓을 해본다.
마치 나를 바라보듯 바로 옆을 몇 번이나 지나치다
갑자기 삐-익 하고 인사를 해준다.

아이처럼 방방 뛰고 있는데,
옆에 누군가가 말한다.

"아 부럽다.
나도 삐익만 해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면 좋겠다."

그러곤 지나가버린다.

나는 문득,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아, 저 사람도
뭘 하지 않아도,
말을 잘하거나 재미있지 않아도—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가 다정하게 바라봐 주기를 바랐던 건 아닐까.

존재만으로 사랑받고 싶은 마음.
그게 얼마나 오래 마음속에 머물러 있었을까.
그 말이 조금 아팠다.

그래서 나는 다시, 벨루가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 순한 생명이 그저 살아있는 것 자체로 너무 아름다워서.

갑자기 벨루가가 내 앞에 온다.
나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 이게 뭐지?'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워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쳐다본다.

그런 나에게 물방울 인사를 하고
다시 벨루가는 유유히 헤엄치러 간다.

그 순간 갑자기 말없이 눈물이 흐른다.
아... 그렇구나.
그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눈물 나게 아름다울 수 있나.

우리 모두는 사실
누군가의 벨루가였던 적이 있지 않을까.

엄마의 고요히 잠든 숨결이 고맙고 아름다웠던 것처럼.

그랬다.
살아 있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눈물 나게 아름다운 것.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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