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가장 위대한 자기 사랑이었다.

by 윤슬하


무너져가던 어느 순간,

나를 끝끝내 붙잡아 올린 건

다름 아닌 ‘왜?’라는 질문이었다.


나를 무너뜨렸던

모든 순간순간의 기억들이

가슴이 아려올 만큼 떠오를 때마다

나는 묻고 또 물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을까?”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

“아니, 그 사람들도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그렇게 수천 번을 묻고 나서야

나는 조금씩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각자의 언어로 상대를 대하고 있었다는 걸.


누군가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말투, 몸짓 하나하나를

동경하고 배우며,

사랑인지 존경인지 모를 감정으로

존재만으로 위안이 되던 사람.


누군가는,

그 동경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늘 진심으로 살고자 했던 나에게

거짓된 진심을 꺼내 보이던 사람.

묘한 불편함과 위화감 속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싶었던 사람.


누군가는,

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나조차 보기 싫어 감춰둔 나의 모습이

상대에게서 비칠 때,

우리는 이유 없이 서로를 미워했고

그렇게 다그치고 끌어안아도 보다

결국엔, 눈을 감아버렸다.


누군가는,

나조차 몰랐던 나를 비추던 사람이었다.

내 안의 따스하고 미숙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꺼내주던 사람.

그 곁에선

내가 나로 존재해도 괜찮을 것 같았던 사람.

그리고 그 앞에서,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생의 마지막 기적처럼

그 사람을 붙잡게 되었다.


그랬다.

모든 관계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그들에게 건넨 나의 말과 태도는

언젠가 나를 살리기도 하고,

벼랑 끝으로 몰기도 했다.


그들에게 관대해질수록

나 자신에게도 관대해질 수 있었고,

그들을 품을수록

그 순간의 나도 함께 품을 수 있었다.


결국,

우리가 서로를 대하던 태도와 언어는

때로는 감옥이 되었고,

때로는 사랑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한없이 이해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었고,

그 거울 속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건—

다름 아닌,

진짜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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