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나는 여기가 바닥이다 싶으면
또 그 아래가 있더라.
희망이다 싶으면
그게 더 큰 절망의 전주곡이 되어
자꾸만 인생이 내는 불협화음에—
어느샌가
주변의 악기 소리가
거짓처럼 아파졌고
현이 쨍— 하고 끊어졌어.
현을 튕기던 마음은
새빨갛게 물들고,
분노에 악기를 던졌지.
그렇게
한참을 구석에 웅크려
모든 소리에 귀를 막아버렸는데—
어느 날,
망가진 악기가
자꾸만 날 불렀어.
끊어진 현을
두 손으로 조심스레 붙잡아
살포시 묶어주고
팅— 하고 울리니
이제야 주변의 악기 소리가
불협화음이 아니라,
나와 함께 연주하고픈
조금은 서툴지만
다정한 손짓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
자꾸만 어긋나던 나의 삶이
결국엔
나만이 연주할 수 있는
하나의 멜로디였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모든 불협화음은
다시 시작될 음악이 되었어.
세상 앞에서
다시—
연주할 준비가 된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