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쟈월드 감정이들의 이야기
커피 냄새랑 햇살이 싸우는 중이야.
둘 다 내 얼굴에 먼저 닿으려구.
나는 그 사이에 조용히 앉아있었어.
막 구운 빵 냄새,
미지근하지만 어딘가 달달한 공기,
그리고 커피 위로 피어오르는 김이 뒤섞이는 평화로운 시간.
쉼이가 부드럽게 말했다.
“오늘은 마음 식히는 라떼가 나왔어요.”
조심이는 창가에서 조개껍질을 열어
햇살을 말리고 있었구,
불안이는 구석 자리에서
“오늘은 카페인이 약했으면 좋겠는데…” 하며
컵을 꼭 끌어안았어.
다정이는 그 옆에 앉아
초콜릿 쿠키를 하나 밀어줬지.
“괜찮아, 오늘은 쉬는 날이잖아.”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다가
“오늘 커피엔 평화가 좀 진하네?” 하고 중얼거렸어.
쉼이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지.
“불안이가 소금이랑 설탕을 바꿔 넣었거든요.”
조심이는 그 말을 듣자
껍질 안으로 쏙 들어가더니
살짝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오늘은 짠단달단한 하루네…”
우리는 다같이 웃었어.
웃다가 잠깐 조용해졌는데,
이상하게 그 고요가 참 좋았어.
그 순간,
세상 모든 피로가, 마음의 불안이
커피 김처럼 사르르 녹아내렸거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의 작은 실수는
내 마음에 설탕 한 스푼을 더하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