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것들의 이름

by 윤슬하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우 네 번의 계절이
나를 스쳐갔건만—

거울 속의 나는
한 생을 다 살아낸 듯,
하얗게 물든 머리와
다 태워버린 재 위에서 피어난
고요한 눈동자만이
작게 빛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풍경 속엔
그렇게라도 삶의 의미를 찾고자
부단히 애써온
나의 지난 흔적들과,

이제는 별이 된 작은 생명들의
아련한 추억만이
그리움을 실어
조용히 흘러내릴 뿐이었다.

모두가 떠난 자리.
기억 속의 꿈같은 시간들은
여전히 내 안에서 빛나건만,

온데간데없는 계절 속에도
또 다른 생명은 피어나고,
새로운 삶들이 시작되고,
오늘도 그렇게 누군가의 삶 속에
영원히 남을 계절들이 흐르고 있었다.

토, 일 연재
이전 19화별을 놓아주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