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를까 봐… 툭 건드려본마음

by 윤슬하


날이 조금 더웠다.
그래도 어김없이, 가방끈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밖으로 나왔다.

공원을 걷다, 잠시 벤치에 앉았다.
그때, 책에서만 보던 가지나방 유충을 보았다.
마른 나뭇가지가 바람에 걸려 있는 줄 알았다.
가느다란 몸통에 껍질 같은 무늬,
바람에도 미동조차 없는 그 모습이
낯설고도 신기했다.

나는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
조심스레 옆에 가져다주었다.
작은 유충은 정말 나뭇가지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정말 나뭇가지처럼 단단할까?
혹시 놀랄까 봐,
살짝— 아주 살짝, 톡 하고 건드려봤다.

그 순간, 유충이 깜짝 놀라 꿈틀거렸다.
나는 나도 모르게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나뭇가지처럼 보이려면,
건드려도 안 움직여야지~”

혼잣말처럼 툭 내뱉었는데,
웃음이 자꾸만 새어 나왔다.
참 오래간만에 나오는 웃음이었다.

그 웃음 속에는,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풀리고
세상이 조금은 괜찮게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이 번지고 있었다.

그때 문득, 가슴 어딘가가
살짝 건드려진 듯 울렸다.
방금 했던 그 말이,
어쩌면 나 자신에게 한 말이었는지도 몰랐다.

요즘의 나는,
누가 나를 건드려도 아무렇지 않은 척,
가만히 서 있는 척 애쓰고 있었으니까.

그래서였나 보다.
괜히 한 번 툭 건드려본 거.

너는… 다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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