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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Sep 03. 2024

인구 절벽이 만들 부동산의  미래

베이비부머와 부동산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지속적인 경제 발전 덕분이었다. 

1인당 GDP가 수십 년간 상승했고, 물가도 덩달아 뛰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화폐 가치는 하락한다.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둘째, 시장 폭등의 두 번째 요인으로 아파트 구매층 대부분을 차지했던 1,500만 명에서 2,0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 존재를 살펴봐야 한다.

한국전쟁 이후 1955년에서 1963년까지 9년 동안 매해 100만 명이 태어났다. 
이 시기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켜 1차 베이비부머라고 부른다. 

1974년까지 이런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지속되었는데, 이들을 2차 베이비부머라 부른다.
1, 2차 베이비부머를 합치면 그 숫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선다. 
1970년대 중 후반기에 태어난 이들까지 합치면 2,000만 명에 육박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40~60대. 2,000만 명의 인구가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을 떠받쳐온 주요 수요층이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베이비부머와 부동산

베이비부머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기와 함께 우리나라 부동산 열풍을 함께 이끌어 온 주인공들이다. 
지금도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베이비부머가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던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는 살 집이 부족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로 몰려들었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인구가 폭증하면서 주거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 200만 호 건설이라는 화두가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집이 필요한 사람이 워낙 많으니 짓기만 하면 수요는 충분히 뒷받침되었던 시기기도 했다.

아파트가 보편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는 아파트보다 주택이 많았다. 
하지만 아파트가 대중화되면서 상황이 역전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반이 넘는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베이비부머가 주택만 소비한 것은 아니었다. 

교육, 해외여행, 명품 구매 등 다양한 품목에 앞다퉈 소비했다. 
이들의 왕성한 구매력 덕에 대한민국 경제 역시 나날이 커질 수 있었다.


똘똘한 한 채다운사이징을 대비하라!

막강한 소비력과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가 지금까지도 한국 경제를 견인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불거진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노동시장에서 55세가 넘으면 은퇴가 시작된다.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세대인 1975년생이 55세가 되는 시점이 2030년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1,500만 명에서 2,0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가 경제 일선에서 물러난다. 
노동소득이 사라지면 연금 등에 의존해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베이비부머가 소비 수준과 자산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60대 중후반 투자자들의 가장 큰 화두는 부동산 다운사이징이다. 

그동안 서울의 집값이 많이 올랐으므로 살고 있던 집을 처분해 작은 규모의 집 한 채를 마련하고 나머지 차액으로 노후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계획하는 것이다. 
주택의 다운사이징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을 벗어서 경기도나 외곽, 심지어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려는 사람도 많다.
생활비가 적게 들고,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 살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하며 이사 계획을 잡는다.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 크기와 숫자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지어온 수많은 아파트는 누가 받아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주택은 지금까지도 화두가 될 만큼 넘치게 공급되고 있다. 
토지 개발을 통한 신축 아파트 공급뿐만이 아니다. 
최근의 각종 재개발, 재건축으로 기존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재건축 새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그 많던 수요를 담당해 왔던 베이비부머가 슬슬 시장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부머가 빠져나갔을 때 어떤 수요가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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