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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Sep 23. 2024

재건축 아파트를 재고하라

몸테크 하던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오래 살다 보면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재건축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 재건축 아파트는 따져봐야 할 요소가 많다.
 

첫째, 사업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 말은 재건축 사업으로 돈 벌기가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과거 5층 미만의 저층 아파트는 대부분 용적률 100% 미만이었다.  

재건축하면 신규 분양할 수 있는 물량이 많아 수익성이 높다. 
이러면 입주민은 돈 안 내고 새 집에 들어갈 수 있고, 사업 주체는 건설비를 제하고도 분양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알짜 단지는 일찌감치 재건축이 끝났다. 
남은 것은 대부분 중고층 이상의 아파트다. 
용적률 150~170%대라 사업성이 높지 않다. 
사업성을 맞추려면 분양가를 높이면 된다. 
하지만 분양가가 높아지면 분양이 잘 되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재건축에 실패할 수도 있다.
 
둘째, 시장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고 아파트 가격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분양받겠다는 사람이 줄을 선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공급은 늘고 있다. 
경기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돈 없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집 사겠다는 사람 자체가 줄고 있다.
 
셋째, 건축비와 인건비, 금융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재건축 사업비 부담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도 큰 폭으로 늘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넷째, 정책 리스크에 쉽게 휘둘린다. 

정부 성격에 따라 재건축허가제도가 자꾸 바뀐다. 
지금은 재건축 사업 규제가 대부분 완화되면서 한꺼번에 폭발하듯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건축하지 않는 단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심지어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 

향후 재건축 아파트 투자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새 아파트를 받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조합 설립 후 투자는 위험하다

투기과열지구 안에 있는 재건축 단지는 조합이 설립되면 1 주택자가 10년을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해야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10년 거주 요건을 채우기가 쉽지 않으므로,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면 매매가 어렵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둔다.  

재건축 알짜 단지로 통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매물이 없는 것도 이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5년 이내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있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한남 3 구역 재건축 투자자 중에 5년 재당첨 제한에 걸려 입주 자격을 상실한 사람이 부지기수로 등장해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제도가 바뀌면 조합원 규제 장치가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어떤 정부가 등장해 규제 장치를 만들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정부 정책 자체가 리스크라는 의미다.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책 변화에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해제할 것이다'. '풀어줄 것이다'라는 말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입주권 투자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이 16억 원인데, 분양가는 14억 원이다. 
이 경우 입주권이 시장에서 팔린다면 무슨 이유일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 

집을 2채 이상 소유하면 부동산 취등록세가 12%다. 
분양가 14억 원 아파트는 취등록세만 1억 6,800만 원이다. 
분양가에 취등록세를 반영하면 실제 매입 비용은 15억 6,800만 원이다. 
 

입주권은 이미 땅을 가진 사람의 권리이므로, 새 아파트를 받더라도 건물 비용에만 취등록세가 매겨진다. 
또한 입주권에는 옵션 비용, 이사 비용, 중도금 이자 면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권 가격이 분양권에 비해서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자본이 움직이는 시장 경제 속에서 돈은 무서우리만치 정확하다. 

분양가가 싸다고 덥석 계약하기보다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상품이 있는지 따져보고 더 이익이 되는 쪽으로 투자한다.
 
1:1 재건축

1:1 재건축은 기존 세대수만큼만 새로 짓는 방식이다.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 아파트가 대표적인 1:1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다.
신규로 분양 세대가 없으니 공사비는 전적으로 소유주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소유주 입장에서는 용적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높은 부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20평대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 30대 아파트를 분양받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재산상의 가치는 훨씬 높아진다.
 
고급 아파트 단지일수록 1:1 재건축이 유리할 수 있다. 

세대수가 늘어나지 않으므로 쾌적한 단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데다, 고층으로 지으면 동 간격도 기존에 비해 훨씬 넓어질 수 있다.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유지되는 동시에 주거 쾌적성까지 높아지면 비싼 값을 주고도 사려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아파트의 부가가치는 재건축하기 전보다 하고 난 후에 훨씬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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