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차] 유리멘탈을 위한 자존감 수업

100일 동안 글쓰기 근육 키우기

by 엔터레스트

어제 주니어 한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잘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뚝 하고 떨어져서 조금 놀랐더랬다. 무언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서 얼른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무슨 일 있어?"

하자마자 눈물을 쏟으며

"언니이...저 너무 힘들어요"

하는 것이다. 주니어들은 상사가 너무 무섭다고했다.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원래 쏘아대는 말투에, 지시사항은 계속 시시각각 변하고, 모든일은 본인이 알고있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분이시기에

"왜 이렇게 하셨어요?"

"시키신대로 했는데.."

"제가 언제요? 왜 시키지도 않은걸 해요? 모르시면 물어보라니까요?"

이런 패턴의 대화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억울하기도 할거고, 그 말투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다가올 수도있을 것이다. 주니어들은 계속해서 본인이 '일을 제대로 하고있지 못하고 있나'라는 의문감에 자존감이 계속 낮아졌다.


"원래 그러시잖아, 한 귀로 듣고 두 귀로 흘려"

"그게 잘 안돼요. 너무 상처받았어요.."

"그것만 기억해, 그냥 그게 A님이고 절대 너를 상처주려고 한것도, 공격하려고한것도 아니라는거야. 누구에게나 그러시는 분이야. 너가 못해서, 실수를 자주해서 너한테만 그런다고 생각하면 안돼."

상사랑 대화할 때 항상 '죄송해요'부터 나가는 주니어에게 말했다.

"그리고 넌 시키는 대로 했고 실수한 것 없으니까 절대 먼저 죄송하다고 하지마. 그러면 정말로 실수한 사람이 되는거야"


이상하게 '죄송해요'가 자동응답기마냥 주니어들의 입에 붙어있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잘못한게 없는데 왜 죄송한지...잘못한 게 없으면 사과할 것도 없고 당당하면 될 일인데..


죄송하다 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가는 순간, 정말로 본인은 죄송한사람을 스스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고,

그 또한 스스로 자존감을 깍아내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제발 죄송하다는 말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주니어는 한창 성장할 시기이기때문에, 스스로의 목표치와 본인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커다란 갭이 생긴다. 고 경력자의 잘하는 사람을 목표로 삼으며 매일 본인의 작업물을 비교하니 당연히 스스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그 갭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하고, 당연히 잘하는 사람도 매일 더 성장하니까 갭을 줄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말이다.


"너가 못하는게 아니야, 남과 비교하지말자. 그 사람과 너는 전혀 다른 사람이잖아. 호랑이랑 사자가 있다고해봐. '호랑이가 왜 나는 사자처럼 되지 못하지?'라고 생각하는거야. 이해해? 호랑이는 호랑이야. 종이 다르니 사자가 될 수 없는게 당연한데 사자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거랑 마찬가지라는 거야."

주니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과 비교하지말고 어제의 너와 비교해. 사소한것도 좋으니까 어제 너보다 나아진 것을 찾아"


주니어가 눈물을 닦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나도 그런적이 있었다며 경험도 이야기해 주고, 다독이고 제안하며, 한참동안 울고있던 주니어를 쓰다듬어 주고, 우리는 회의실을 나왔다.


용기내서 상사와 마주한 주니어의 표정이 홀가분해 보였다.


"어때, 이제 좀 괜찮아?"

하고 묻자

"언니, 저 지금 너무 괜찮아요..!"

라며 빙그레 웃었다.


오늘도 나는 우리 주니어들이 건강한 멘탈로 성장해 나가서, 더이상 본인에게 상처주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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