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트 에코,《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1980년에 출간된 소설로, 1986년에는 장 자끄 아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두 매체는 동일한 기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표현 방식과 중점 사항에서 차이를 보인다. 소설은 에코의 풍부한 역사적 배경 지식과 철학적 논의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서사를 전개하며, 독자가 인물의 심리와 주변 세계를 보다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영화는 시각적 요소와 긴장감을 강조하여 이야기의 속도감을 높이고, 특정 장면에서의 감정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차이는 독자와 관객이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먼저,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장미의 이름》은 14세기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수도원에서 발생한 여러 기이한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수도사 윌리엄과 그의 제자 아드소가 수도원에 파견된다. 윌리엄은 뛰어난 추리력과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며, 동시에 금지된 서적의 존재와 그 내용에 대해 탐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지식의 독점, 권력의 속성, 그리고 진리를 향한 인간의 끊임없는 탐구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에코는 이러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진리와 권력, 그리고 소통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한다.
정보 통제와 지식의 독점
: 권력의 도구로서의 미디어
이와 관련하여,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원은 지식과 정보를 독점하는 권력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수도사들은 특정 서적을 읽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는 철저하게 통제된다. 이 구조는 미디어 이론에서 논의되는 정보 독점과 매우 흡사하다. 독일의 정치학자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에 따르면, 이상적인 사회에서는 모든 개인이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하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보가 소수에 의해 독점되고, 대중은 제한된 정보만을 소비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권력자들이 정보를 이용해 대중을 통제하고,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규율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푸코의 권력-지식 관계 이론도 이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푸코는 권력이 지식을 통제함으로써 사회를 지배하고, 지식은 그 자체로 권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원의 지도자들이 금지된 서적을 숨기고, 그 지식에 접근하려는 자들을 제재하는 모습은 푸코의 이론을 반영한다. 권력은 지식을 독점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사고를 통제한다. 이러한 정보 통제는 역사적으로도 볼 수 있듯이, 전체주의 국가에서 미디어가 국가의 선전 도구로 사용되는 방식과 유사하다. 미디어는 지식을 선택적으로 편집 및 제공하여 대중의 인식과 행동을 통제하고,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킨다.
게다가, 미국의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은 그의 저서에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거나, 정보가 필터링됨으로써 발생하는 지식의 불균형이 대중을 무지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보가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독점될 때, 대중은 진실을 알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미디어는 이 정보를 왜곡하여 통제된 방식으로 제공한다.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원은 바로 그러한 정보 불평등의 대표적인 사례다. 수도사들은 금지된 지식에 접근할 수 없고, 그 결과 그들은 종교적 규율과 권력의 틀 안에 갇히게 된다. 모든 것이 구성의 문제라면, 미디어는 그 구성의 주체라는 점에서 큰 책임을 갖는다. 그렇지 않을 때 미디어와 미디어, 미디어와 인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집단 간,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이 불거지게 되는 것이다.
진리 탐구에 다가서며
그렇다면, 주인공 윌리엄의 진리 탐구 여정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을 넘어, 규율을 넘어서 진실에 도달하려는 인간 본연의 소통 욕구를 상징한다. 소설에서 윌리엄은 수도원의 '금지된' 서적을 탐구하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는 규율을 어기면서까지 진리에 다가가려 하며, 이 과정에서 지식과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 이러한 윌리엄의 모습은 언론학에서 이야기하는 저널리즘의 본질과 일치한다. 저널리즘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서, 억압된 진실을 발견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사명을 지닌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의 '선전모델'은 언론이 권력과 자본에 종속될 때 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촘스키는 현대 미디어가 대중에게 선택된 정보만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대중을 조작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윌리엄이 수도원의 규율을 어기며 금기된 진실에 다가가려는 모습은 이러한 구조적 억압을 넘어서려는 저널리즘의 이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진정한 소통이란 규율 속에서 억눌린 정보에 접근하여 이를 자유롭게 나누는 것이다. 윌리엄의 탐구는 규율에 의해 통제된 정보만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진리를 탐구하고 이를 소통하려는 저널리즘의 역할을 강조한다.
또한, 교육학자 존 듀이는 “소통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과 경험의 공유를 통해 이루어지며, 교육 과정에서의 소통은 경험의 연속성을 촉진하고, 학습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상대방과 교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주장했다. 주인공 윌리엄의 진리 탐구는 단순한 정보 취득이 아닌, 인간 본연의 소통에 대한 욕구를 보여준다. 언론의 역할도 마찬가지이다. 대중에게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진리를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윌리엄은 그 과정에서 수도원의 금기를 어기지만, 그것이 진정한 소통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대중의 우매함
: 진실을 은폐하는 자들
결국, 소설 속 수도사들은 금지된 책에 접근할 수 없기에, 그들이 알 수 있는 진실은 제한적이다. 이는 언론학에서 이야기하는 '정보 불평등'과 '대중의 우매함' 문제를 상기시킨다. 대중이 진실된 정보를 접하지 못할 때, 그들은 스스로 판단할 수 없으며, 권력에 의해 제공되는 왜곡된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미디어의 독점적 통제 하에서 발생하며, 대중은 비판적 사고를 잃고 쉽게 조작된다.
한편, 엘리아스 카네티는 "군중의 행동이 지도자나 권력자의 영향에 따라 집단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사들이 왜곡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와도 일치한다. 그들은 금지된 책을 읽지 못하고, 수도원의 규율에 갇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 이러한 대중의 우매함은 정보의 독점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the people'과 'the public'은 다르다.
'the people'(군중)과 'the public'(대중)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자는 선동에 쉽게 흔들리며 맹목적인 의미가 강하다면, 후자는 모여서 어떤 가치와 방향성을 도출한다. 인간이란 군중이 되어 모였을 때 나쁜 일을 저지르기 쉽기에, 우리는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평등한 기회가 모든 이에게 주어지도록 지지해야 한다. 대중이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들이 진실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장애예술가의 작품이 어떻게 그들의 경험을 대변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창작이 어떻게 사회적 편견에 도전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대중의 인식 개선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언론학을 공부하는 이유이자, 진정한 소통과 이해를 향한 여정의 한 부분임을 일깨워주었다.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 속에서 사람들 간의 이해와 공감을 구축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결론적으로, 《장미의 이름》은 단순한 추리 소설을 넘어, 인간의 본질적인 소통 욕구와 진리를 향한 열망, 그리고 권력에 의해 억압된 지식의 중요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정보의 독점과 대중의 우매함은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언론의 역할은 진실을 밝혀내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며,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진정한 소통을 위한 여정임을 깨닫게 해준다. 진리와 소통을 향한 인간의 열망은 시대를 초월한 주제이며, 언론의 역할은 언제나 그 진실을 밝혀내고 대중과 나누는 것이다. 수업에서 이러한 책을 다룸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을 새로운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장미의 이름》을 통해 배운 교훈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진정한 소통과 진리 탐구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References
듀이, 존. (1938). Experience and Education. New York: Macmillan.
선스타인, 캐스 R. (2007). Republic.com 2.0. Princeton University Press.
촘스키, 노엄, & 허먼, 에드워드 S. (1988). Manufacturing Consent: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Mass Media. Pantheon Books.
카네티, 엘리아스. (1960). Crowds and Power. New 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푸코, 미셸. (1975). Discipline and Punish: The Birth of the Prison. Pantheon Books.
하버마스, 위르겐. (1991). The Structural Transformation of the Public Sphere: An Inquiry into a Category of Bourgeois Society. MIT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