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사랑 일곱 : 나 자신을 감격시켜라" 를 읽고 쓴 글입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 동안 나는 집에 머물렀고, 아이들은 양가 조부모님 댁에서 지냈다. 아이들과 떨어져 글을 쓰며 내면아이를 만나 치유하는 과정을 겪고, 나와 큰아이의 관계를 돌아보던 뜨거운 여름이었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개학날이 다가오자, 마음 한쪽에 불안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큰아이와의 관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건 알았지만 그 방법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큰아이 방을 사선으로 훔쳐보며 아이의 감정 상태를 살피고, 내가 해줄 일이 없는지 뒤치닥거리를 찾는 습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머리로는 알았다. 아이의 감정은 아이의 것이고,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조장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러나 나의 불안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이전처럼 아이를 내 손 위에 올려놓고 꽉 움켜쥐고 보호해주는게 가장 쉬워보였다.
개학 당일이 되었다. 안절부절 하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얘들아, 엄마 운동하러 나갈게. 너희는 알아서 잘 준비하고 학교 가!”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이를 움켜쥐지 않으려면, 내 눈앞에서 안 보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무작정 바닷가로 걸었다.
8월 중순의 태양은 너무도 뜨거웠다. '한 번 달려볼까?' 생각이 들었고 나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보폭이나 팔모양, 시선 같은 건 전혀 몰랐다. 땀이 얼굴을 타고 턱 밑으로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번 눈물은 달랐다. 아이 때문에 불안해서 흘리던 못난 눈물이 아니라, 나 자신이 대견하고 살아있음을 느끼며 흘린 감격의 눈물이었다. 땀과 눈물이 뒤섞인 얼굴을 닦으며 생각했다.
'이제야 내가 나를 위해 사는구나!'
둘째 날, 셋째 날도 아침마다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엄마, 오늘도 운동가? 진짜 멋지다! 엄마 갓생이네!”
“매일 그렇게 운동하면 엄마한테 정말 좋을 것 같애!”
아이들의 응원은 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신기하게도 집안에는 평온이 찾아왔다. 딸은 머리말리기도 양말신기도 혼자 챙겼다. 말하지 않아도 먼저 옆에 붙어서 해주던 엄마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딸은 원래 강인하고 독립적인 아이인데 말이다.
“요즘 왜 이렇게 학교 가는 게 편하지?”라며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큰아이가 되었다.
나에게 달리기는 거리와 속도의 기록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삶의 상징이 되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선언이었다.
어느 날 큰아이가 물었다.
“엄마,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가끔 내가 엄마가 된 걸 상상하면 좀 무서워. 부모가 진짜 중요한데, 나 잘할 수 있을까?”
나는 대답했다.
“엄마도 요즘 배우고 있어. 좋은 엄마가 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대. 엄마도 그걸 몰라서 너를 꽉 붙잡으려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이제야 깨달았어. 엄마가 엄마 자신을 사랑하면 불안이 줄고, 그게 너에게도 전해진다는 걸.”
나는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애쓰며 내 내면아이를 외면했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용서할 때, 아이와의 관계도 새롭게 열리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도, 아이를 잘 키우는 것 보다도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가족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5개월은 폭풍같은 시간이었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달리며, 내 삶의 장애물이 목표로 바뀌어 새로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큰아이가 말했다.
“엄마, 지금 나한테 얘기한 거 꼭 책으로 써. 엄마가 불안해서 흘렸던 눈물 대신 이제는 자신을 사랑하면서 달리며 흘리는 땀 이야기.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