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사생각

회사 채팅방에 등장한 가짜 충청도 사투리

친밀함은 사투리를 타고

by 피넛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사내 메신저로 협업을 하며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들이 있다.

다른 팀이지만 프로젝트 관련해서 세 달가량 대화를 많이 자주 하다 보니 나름 친밀도가 쌓였다…. 고 나는 생각한다.


‘친하다’ 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편이지만,

내가 ‘전보다는 편해졌다 ‘고 생각한 포인트가 있었다.


개발환경에서 테스트를 하다가 버그 하나가 발견되었는데,

재현이 잘 되지 않아 원인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채팅)

나: 특정 환경에서만 발생하는 현상 같기는 한데 원인 찾기가 어렵네요…ㅠㅠ

동료: 도대체 뭘까유…ㅠㅠ

나: 일단 케이스를 나눠서 다시 해볼게요. 왠지 서버 이슈 같기도 하고요… 한 번 더 테스트를 해보고 서버 로그를 확인해봐 달라고 해야겠네요.

동료: 그츄? 저도 다시 테스트해 보겠습니다!


“뭘까요? “ 대신 ”뭘까유? “

“그렇죠?” 대신 “그츄?”

(동료분이 실제 충정도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은 채팅할 때 사투리를 적지는 않으니까… )

나는 이 충청도 사투리에서 ’전혀 조급해할 필요는 없으며 나는 지금 너에게 공감을 해주고 있다 ‘는 듯한 느낌, ‘우리가 조금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이’라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또, 팀 내에서도

“오늘 점심 드시러 나가는 분 계신가유~?”

와 같은 충청도 사투리가 등장하는 일도 있다.


“오늘 점심 드시러 나가는 분~?” 은 반말같이 느껴지고,

“계신가요?” 는 너무 사무적으로 보이고,

“계신가여~?” 나 “계신가욤?” 는 너무 가벼워 보이기 때문일까?


채팅에서 쓰이는 충청도 사투리에서는 왠지 여유와 부드러움이 풍겨진다.

‘유~’, ’쥬~‘ 와 같이 뒤를 늘리는 듯한 뉘앙스가 글자에서부터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편한 분위기라면 충청도 사투리로 친밀함을 표현해 봐도 좋겠다.




내가 ”회사에서 친한 사이끼리는 채팅할 때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것 같다. “ 고 충청도 출신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가 “충청도 사투리? 어떻게?” 하고 반문하길래,

“식사할 분 계신가유?” 이런 식으로 예시를 들었더니,

충청도 친구가 웃으면서 말했다.


“진짜 충청도에서는 그렇게 말 안 해.”

“그럼 어떻게 말해? ‘~유’, ’~쥬‘ 가 충청도 아냐? “ (나는 서울 사람이다)

“충청도에서는 ‘밥 먹을겨?’, 아니면 ‘밥 먹을랴?’ 이렇게 하지.”

“아…!”


그랬다.

나는 ‘~유’, ‘~쥬’ 만 붙이면 충청도 사투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겨’, ‘~랴‘를 더 많이 쓴다고 한다…^^;;;


회사에서 쓰이는 충청도 사투리는 훼이크 사투리였다.

가짜 충청도 사투리면 어떠랴!

내가 느낀 친밀감과 따스함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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