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사생각

입을 닫게 만드는 소통법

입꾹닫

by 피넛

친한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최근 이직한 친구는 열정적으로 회사 일을 해보려고 했지만, 요즘 들어 회사에서 말 한마디도 꺼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친구가 예를 든 상황은 이러했다.


사례 1

친구: 파이팅! 저희 이 프로젝트 열심히 해봐요!

상대방: 왜 저한테 열심히 하라고 하시죠? 월급쟁이는 월급 받는 만큼만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사례 2

친구: 저희 서비스 누적사용자가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상대방: 지금 중요한 건 액티브 유저이지, 누적 사용자는 아닐 텐데요?


사례 3

친구: DB명세서를 확인하고 싶은데 공유받을 수 있을까요?

상대방: 보셔도 이해를 못 하실 텐데요.


사례 4

친구: 기능 개선을 하고 싶은데, 기술 검토 부탁드립니다.

상대방: 이건 3년 전에도 안된다고 얘기 나왔던 건인데요.

(입사한 지 6개월도 안 된 상황)





이런 일이 계속되자 아예 대화를 시작하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믿을 수 없지만 현실이라고 했다.

입을 꾹 닫는 것이 이해가 되는 대화 패턴이었다.


친절함이나 상냥함을 바라는 게 아니라며, 기본적인 매너를 바라는 게 이상한 일이냐며 울부짖는 친구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쓰렸다.


구체적인 사정은 모르겠으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만으로는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킨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회사가 사람을 예민하게 만드는 곳임을 감안해도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너무 상처받지 말라며,

비정상적인 상황이 맞고, 너는 잘하고 있다고 위로를 할 수밖에는 없었다.


도대체 회사 생활이란 뭘까.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것일까.

입을 닫게 만드는 소통법으로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이 있단 말인가.

도대체 친구의 회사에서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길래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인가.

비현실이라고 믿고 싶은 고달픈 직장 생활이었다.


돈을 벌고, 생계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이다지도 힘든 일인가 보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화법을 배웠다.

아무리 쓰디쓴 회사 생활이 계속되더라도,

나는 나의 고통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짐해 본다.

핑 하면 퐁 할 수 있는, 대화하고픈 사람으로 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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