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린 작은 그림
“크게 보세요. 크~게.”
“큰 크림을 그릴 줄 알아야 됩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해요.”
와 같은 말을 종종 듣곤 했다.
도대체 큰 그림이란 뭘까.
‘무조건 성공하는 서비스 기획 5개년 계획‘ 같은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 같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점을 치라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정확히 그 실체를 본 적은 없으나,
내가 이해한 ‘큰 그림’이란 ‘방향성’이 아닐까 싶다.
하루하루는 나무를 베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에 서 보면 일정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미스터리 서클처럼 말이다.
일정 높이까지 올라가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 바로 그 그림.
(뭐가 그려지고 있긴 하냐구요)
사실은 숲을 보라고, 큰 그림을 보라고 조언을 한 리더들에게 말하고 싶기도 하다.
‘먼저 한번 보여주세요.’
내가 당신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 일조를 하고 있긴 한 건지… 위에서 보면 뭐가 보이는지, 그림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 건지. 여기가 숲이 맞긴 한 건지.
그저 땔감 때는 나무꾼에 지나지 않는 나는 알지 못하니까.
잘 가고 있다고.
그 길이 맞다고.
아니, 이쪽으로 오라고.
더 높은 곳에 있는 리더들이 알려주면 좋겠다.
어느 날 내가 고개를 들어 숲을 바라보았을 때 멋진 그림이 나와있다면…
그렇다면 ‘나도 언젠가는 큰 그림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아직은 땔감 주워오는 것도 버거운 나의 회사생활.
‘큰 그림아 그려져라!’ 하고 외쳐본들 뚝딱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작은 그림들을 계속 그려가다 보면,
큰 그림을 그리는 날이 올지도…
확신 없는 날들의 연속이지만,
적어도 매일 땔감을 주워오면 구들방은 데필 수 있다.
얻어가는 게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땔감으로 데펴진 따수운 바닥에 누워 내일은 또 어떤 작은 그림을 그려볼까 구상해 보며…
고된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