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회사생각

촘촘한 대화

티키타카는 어디에서 오는가

by 피넛

‘핑~’ 하면 ‘퐁~’ 하는 것.

‘그거, 그거…’ 하면 ‘아, 이거!’ 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티키타카가 잘 된다고 말한다.


티키타카가 잘 되는 대화는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mbti가 잘 맞는다던가, 궁합이라던가, 공감이라던가, 누군가는 잘 듣고 누군가는 잘 말하고… 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촘촘한 대화’에서부터 티키타카가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주로 이메일과 DM을 통해 소통을 한다.

특이한 점은 단체방이 있지만 주로 DM을 통해 대화한다는 것.

단체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DM으로 대화하는 문화가 어떻게 정착된 것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짐작건대, 큰 요인은 리더의 존재가 아닐까 하는 추측하고 있다.

단체방은 공지성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리더가 뭐라 뭐라 글을 적으면 다들 ‘넵, 알겠습니다’, ‘확인했습니다’ 하고 댓글을 다는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리더가 공지하는 방이라는 느낌 때문에 섣불리 글을 올리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여하튼, 이메일과 수많은 DM방(?)에서 대화를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 지금 누구누구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도,

“피넛님,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그거 어떻게 됐죠?”라고 누군가 나에게 물어보셔서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A이슈 말씀이신가요? 개발 진행 중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는데

“어? 아니요. 그거 아니고요. 아.. 피넛님이 아닌가? 아닌가 보다.” 하시는 것이었다.

이런 일이 매우 빈번했다.


또, 메일을 보낼 때도 팀메일 계정이 있음에도 개별 수신자를 거는 것이 우리 조직의 특성인데(사유는 위의 단체방이 있음에도 DM을 보내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어라, 피넛님이 수신자에 없었네! “ 하는 일 또한 무척 많았고 나는 뒤늦게 이슈를 파악하고 따라가는데 급급할 뿐이었다.


이슈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질문을 하면 ”지금까지 몰랐어요? “ 같은 답이 나와서 점차 질문은 두려워지고 공백은 더 커져간다. (진짜 모른다고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해서 ‘혹시 내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나..?’, ‘나는 투명인간…?’, ‘설마 은근한 괴롭힘…?’과 같은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런 일은 아닌 것 같고.

수신자를 하나하나 넣다 보니, 무수한 DM방에서 같은 얘기를 반복하다 보니 당연히 내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나는 믿는다.)


이런 느슨한 커뮤니케이션은 업무에도 영향을 미친다. 배경이나 요구사항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수많은 대화와 맥락이 쌓이고 조금씩 상대가 의도하는 바를 읽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티키타카는 완성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리더들은 같은 팀에 오래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티키타카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나도 티키-하면 타카-하고 싶다. 문제는 정보가 위에 쏠리기 때문에 더 노력해서 정보를 전파하고 대화해야 하는 쪽은 리더 쪽이라는거다.


모든 업무는 사실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나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도 나중에는 관련이 생기는 일이 많았다.

나는 그런 경험을 자주 겪었기 때문에 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더 많은 팀원들에게 공유될 때 시너지가 나고, 서로 모자란 부분을 메꾸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관련이 없지만 팀 안팎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냥 알고만 계셔요.’ 하는 느낌으로 전 직장에서는 팀 참조를 많이 걸곤 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더 자주자주 이야기를 나누면 촘촘해질까 싶어 “메일 참조자에 팀메일을 넣어볼까요?” 나 “업무채팅방을 따로 만들어볼까요?”라고 제안을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너무 자주 대화하면 업무에 집중이 안된다.”는 피드백뿐.

’ 기획자는 대화가 일인데…‘ 하고 속으로 항변해 보지만 이미 답은 정해졌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아직까지 각개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촘촘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느슨한 분위기가 먼저 구축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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