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저녁에 침대에 누워 유튜브 숏츠를 멍때리며 보고있었다.
이런 콘텐츠가 나왔다.
https://youtube.com/shorts/XD_69nKMnFI?feature=share
그다지 위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스타그램 전문가나 철학과, 문창과, 한의사들을 찾는 승무원의 모습과 대사들이 어이가 없어(좋은 의미로)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위급상황에서 써먹을 수 없는 직군들에 대한 자조적인 풍자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이 콘텐츠를 기억해 두었다 친구와 산책을 할 때 얘기해 주었다.
”나도 그려볼까? ‘응급상황입니다! 기내에 기획자 계십니까?’ 이러면은 기획자가 나와서 ‘무슨 일이시죠…?’ 하고 ‘회의록을 써야 하는 응급상황입니다!’ 이러는 거지. “ 나는 낄낄거리면서 개발자 버전도 생각해 둔 게 있다며 말을 이어가려고 했는데,
냉담한 산책 메이트는,
“너는 맨날 기획자, 개발자 생각만 하니? “
하고 쏘아붙였다.
같은 업계나 직무에 종사하지 않으면 공감이 잘 안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니, 내 유머 감각이 구려서 그런 건가.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회사나 일 생각을 잘 안 하려고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언제나 회사나 일 얘기를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어찌 됐든 내 생계를 이어가게 해주는 기획노동.
어쩔 수 없지만 친해져야만 하는 상황이니까 나는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일말의 즐거움조차 없다면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지 않을까. 이런 마음가짐이 내가 10여 년간 노동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정신 승리이자 생존법이 아닌가 싶었다.
싫어할 바에야 사랑하리라.
기획일을 하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기획일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안하지만 기획자 이야기는 당분간 들어줘야겠어, 친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