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그렇게 봤니
"나는 좀 휘둘리는 스타일인데, 언니는 아니잖아."
동생과 나누던 카톡에서 동생이 나에게 한 말은 내가 생전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
맙소사.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것일까.
내가 휘둘리지 않다니.
나처럼 팔랑귀가 또 어디 있다고.
머쓱한 마음에 급하게 다른 이야기를 꺼내 주의를 돌리고 말았는데,
나를 평가했던 '휘둘리지 않는'이라는 말이 마음속에 맴돌았다.
나의 어디를 보고 휘둘리지 않는다고 말해준 것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갈팡질팡, A 할까 B 할까,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며 휘둘리는 나인데.
동생 눈에 비친 어떤 날의 내 모습은,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었나 보다.
나쁜 뜻은 아닌 것 같아 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 애가 해준 말이 무색하지 않게 끌려다니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타인의 날카로운 말에 굽혀지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오늘은 휘둘리는 마음을 단련하기 위해 책을 좀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