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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넛 Feb 06. 2022

지금 우리 학교는 : '협업' 해서 살아남기(스포주의)

생존자들의 특징


*스포주의! '지금우리학교는' 드라마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좀비물을 좋아해서 좀비 카테고리의 영화라면 가능하면 보자는 주의다.

그리고 가끔은 ‘지금 이 자리에 좀비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공상을 하기도 한다.


좀비가 나타난 공간이 집 안이라면, 난 문을 잠그고 집 안에 남은 식량으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 계산을 할 것 같다.

만약 장소가 공터라면 굉장히 난감하다. 난 체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고, 달리기도 못해서 혼돈의 공간을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운동을 해야 하나... 아니야,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은 있지 않을까...

생각처럼 침착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침착함이 생명인데. 어쩌지, 큰일인데.


이 말도 안 되고, 우스운 공상은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지만,

우연히도 나와 비슷한 상상을 하는 사람들이 회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어떨까?’

라는 주제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얘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

정확히 어떤 흐름으로 이런 주제로 얘기가 시작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당시에도 좀비 영화나 드라마가 유행해서 나온 주제였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의 결론은 ‘높은 위치를 확보해서 좀비의 행태를 관찰하고, 생존할 물자를 모은다’였다.

오오. 합리적이다.


..라는 생각도 잠시,

좀비 영화에서 슈퍼마켓에 모인 사람들이 좀비를 퇴치하며 생존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슈퍼마켓에 모인 사람들의 결말은... 대부분 파멸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재규 감독은 “사람들이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답다, 어른답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어른들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기 때문에 감독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려는 속셈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이 틀림없다.


'지금 우리 학교는' 드라마에서는 ‘협업’이 잘 된 그룹이 살아남았다.

온조는 그룹에 희망을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청산이랑 맨수는 잽싸고,

대수랑 효령이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남라와 준영이는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할 줄 알았다.


생존은 ‘협업'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협업'은 어디서 나올까.

나는 '협업'에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대화'(수다)다.

대화를 많이 해야 협업이 가능하다.

드라마에서 살아남은 아이들도 모닥불을 피워두고 이야기하거나, 캠코더에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를 통해서 대화가 많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끈끈한 유대감과 신뢰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없다면 원활한 협업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는 '공동의 목표'이다.

드라마에서는 '생존'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아이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회사에서도 조직을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키가 '공동의 목표'인데, 누구는 A를, 누구는 B를 향해서 뛰어가라고 하면 협업은커녕 대혼란 파티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서 나는

‘지금 우리 회사는'을 생각했다.


우리 팀 앞에 좀비가 나타나면 우리는 잘 협업할 수 있을까.

드라마에 나오는 비윤리적이고, 무능하고 무기력한 어른 말고 조금 더 제대로 된 어른이 되고 싶은데 말이다.


좀비가 나타난다면 현실의 어른들은 조금 더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잘 협업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애자일 하게, step by step으로, A/B테스트도 해보면서 이슈를 확인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어른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진짜 어른'의 '협업' 말이다.

그전에, 좀비 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침착함'과 '체력'부터 준비해야겠지만...




p.s.
나는 왜 학교 드라마를  보면서도 회사를 생각하는가...ㅜ_ㅜ
연기 잘하네, 귀남이. (갑분 귀남이...) 절비 귀남이가 영화 끌고 간다, 끌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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