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도 맑고, 그리 덥지도 않고 괜찮네요. 아들은 바운시캐슬 몇 개를 탄 후에 엄마랑 농장동물들을 보러 가고, 그동안에 저는 조랑말 타기 체험을 하기 위해 줄 서 있습니다. 한 손에는 주먹보다 약간 작은 돌 2개를 들고 있습니다. 길에서 아들이 주운 돌인데, 아이가 중요한 돌이라고 저에게 잘 간수하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줄이 좀 길어서 아마 한참 동안 서있어야 될 거 같네요.
지금 보니 저 멀리 간이 축사 앞에서 아내랑 아이가 동물 먹이를 사고 있네요. 20분쯤 후에 아이랑 아내가 돌아왔습니다. 아이는 풀이 죽어 있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 아이는 동물들에게 더 먹이를 먹이고 싶어 했는데 잔돈이 없어 먹이를 더 사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은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 어깨가 축 쳐진 채로 바운싱 캐슬 쪽으로 묵묵히 걸어갔습니다. 아내는 '휴..'하고 한숨을 쉬고 아이를 따라갔지요.
그러고 5 분 쯤지났을까, 아들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얘가 말 안 탄데." 하고 약간 속상한 듯 말했습니다.
나는 "어 정말?"
"지금, 30 분쯤 기다린듯한데." 하고 약간 억울한 듯 대답했죠.
아이는 땅을 쳐다보며 잠시 우리 곁에 서있다가 옆에 있는 오래된 축구 골대 옆에 터덜터덜 걸어가 침울한 표정으로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아내는 그런 아이 옆에 가서 같이 쭈그리고 앉아 아이에게 뭔가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