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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카니발에 다녀왔습니다.

by 샘보리

옆동네 공원에서 주말에 가족들을 위한 카니발을 한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맑고, 그리 덥지도 않고 괜찮네요. 아들은 바운시캐슬 몇 개를 탄 후에 엄마랑 농장동물들을 보러 가고, 그동안에 저는 조랑말 타기 체험을 하기 위해 줄 서 있습니다. 한 손에는 주먹보다 약간 작은 돌 2개를 들고 있습니다. 길에서 아들이 주운 돌인데, 아이가 중요한 돌이라고 저에게 잘 간수하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줄이 좀 길어서 아마 한참 동안 서있어야 될 거 같네요.




지금 보니 저 멀리 간이 축사 앞에서 아내랑 아이가 동물 먹이를 사고 있네요. 20분쯤 후에 아이랑 아내가 돌아왔습니다. 아이는 풀이 죽어 있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 아이는 동물들에게 더 먹이를 먹이고 싶어 했는데 잔돈이 없어 먹이를 더 사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은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 어깨가 축 쳐진 채로 바운싱 캐슬 쪽으로 묵묵히 걸어갔습니다. 아내는 '휴..'하고 한숨을 쉬고 아이를 따라갔지요.


그러고 5 분 쯤지났을까, 아들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얘가 말 안 탄데." 하고 약간 속상한 듯 말했습니다.


나는 "어 정말?"

"지금, 30 분쯤 기다린듯한데." 하고 약간 억울한 듯 대답했죠.


아이는 땅을 쳐다보며 잠시 우리 곁에 서있다가 옆에 있는 오래된 축구 골대 옆에 터덜터덜 걸어가 침울한 표정으로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아내는 그런 아이 옆에 가서 같이 쭈그리고 앉아 아이에게 뭔가 이야기했습니다.

잠시 이야기한 후 아이는 엄마손을 잡고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빙긋 웃으며 " 탄데!" 하고 말합니다.

나는 비쭉 웃으며 "알았어." 하고 대답합니다.




사람이 점점 많아지네요.

날씨가 좋아서 그렇겠지요.

아이들을 위해서 부모들은 다들 열심인 듯하네요.

줄 앞쪽에 한 아이는 풀밭에 앉아 엄마와 동화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나름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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