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가을의 끝을 알리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떠올리는 노래입니다만, 원곡자분도 5월이면 5월의 마지막밤을, 7월이면 7월의 마지막밤을...이라고 부르신다고 하더라고요.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었습니다.
혹자는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작년에는 이리 덥지는 않았다고 하시며 매년 이렇게 더워지니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걱정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징~하게 덥긴 했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를 듯한, 그래서 태양아래 무방비로 노출이 되었다가는 순식간에 살이 익어버릴까 겁이 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끝은 있기 마련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여름 무더위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열대야에 잠을 설치고, 에어컨이 없이는 견디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에어컨대신 선풍기만으로도 충분하고, 후덥지근하고 습하게 느껴졌던 바람은 어느샌가 시원하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 어제 브런치카페 야외 테라스에서 바라본 하늘입니다 ]
요 며칠 하늘을 올려다보며 든 생각입니다.
가을이 오는구나!
그렇더라고요.
무심히 올려다본 하늘은 점점 짙은 파란색을 띠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일 년 열두 달을 정확히 쪼개어 사계절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오늘로써 여름은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계절의 변화라는 것이 8월에서 9월로 넘어갔다고 하여 갑자기 가을이 될 리 없지만, 제 기분은 몇 시간이 지나면, 저의 최애 가수 모세님을 포함하여 주변 지인분들이 하나같이 다들 좋다고 말하고 있는...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합니다.
오늘은 잠시 공원에 앉아서 떠나는 여름의 소리를,
다가오고 있는 가을의 소리를 들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합니다.
"2024년 여름아! 너로 인해 사람들은 힘들었다고 하지만, 너는 너의 본분을 충실히 수행해 주었구나. 네 잘못은 아니었어...^^;;
수고 많았고, 잘 가라!"
이제 곧...
아직은 애기애기한, 그래서 가시초차 따갑게 느껴지지 않았던 밤송이는 단단하게 영글어 그 속의 열매를 뽐낼 것이고, 귀엽기만 한 연둣빛 대추들은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익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