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성공한 사람처럼 나의 성공 비결에 대해 글을 쓰거나, 위대한 위인처럼 나의 경험담이 자서전의 중요한 한 챕터로 들어가는 휘황찬란한 글을 쓰고 싶다. 허나, 성공한 적도 없고, 경험한 것도 적은, 그저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로써 쓸 수 있는 글은 이 탁한 현실에 처한 불안과 텅 빈 마음이 지닌 공백에 관한 것 밖에 없다. 어른들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우리들의 젊은 나이와 청춘을 부러워하지만, 가진 것 하나 없는 우리에게 젊은 나이는 그저 게임 속 쪼렙 레벨에 불과하다.
젊다는 나이로 세상에 덤비기에는, 세상은 우리를 어리다고 치부하는 듯 했고, 나의 무기들로 세상에 덤비기에는, 가진 무기가 없거나 너무나 초라했다.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막연한 불안감에 대해 글을 쓰는 것 밖에 없었고, 글을 통해 내 불안감을 해소하는건지, 내 불안감을 글로 쓰는건지 앞 뒤를 모를 지경에 다다랐다. 끄적여 둔 글을 들여다보면, 모두 어두운 채도의 글들 투성이었다.
진정 이런 불안감 또한 낭만과 청춘의 일환으로 결부되는 것인지, 혹은 불안감 자체가 청춘인건지 . 나도 젊은 내 나이가 좋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나날이 쌓여가는 이 불안감 또한 진정으로 부러운 것인지 어른들에게 반문하고 싶은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