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논리와 비합리적 논리

by 송한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는 학문에서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체계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물들을 모아놓는 것만으로 그 사물들을 분류하는 범주, 그리고 그 범주들의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체계는 범주들의 집합이고 범주를 구성하는 개념들과 사물들, 또 범주를 체계로 묶는 논리적 메커니즘이 있다. 사람들은 수학, 생물학, 철학, 물리학 등등에서 논리적인 체계를 여러 가지 만들어 왔다. 그러므로 체계를 연역, 귀납의 논리적 도구로 건설하는 일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의자, 개, 고양이 같은 개념(혹은 범주)들을 만들어 낼 때 논리적 기준에 따르지는 않는 것이 분명하다. 만약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그런 개념들을 쉽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과학에서는 사물들을 분류할 때 우리의 직관적 인식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빛이 파동일 때도 있고 입자일 때도 있다는 것, 질량과 에너지가 상호 변환 가능하다는 것, ‘어류’는 범주는 부정확하다는 것 등을 밝혀낸 것은 정확한 개념적 정의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과학은 새로운 사실들과 끊임없이 접촉하면서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분명하게 인식하지는 않을지라도 수많은 범주와 체계에 따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의 개인적인 가치관을 흔히 우리는 철학이라고 한다. 철학이라는 개념을 거기에만 한정했을 때, 어떤 철학이 건전한 철학일까? 일단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할 것이고, 본인 스스로가 사물에 덧씌운 프레임을 자신이 옳다는 증거로 재활용하는 일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논리의 형식은 그 내용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논리의 내용은 그 형식이 타당한 것과는 큰 관련이 없다.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논리, 범주들이 미래에는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현재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논리가 합리적인 논리로서 인정될 수도 있다. 또한 스스로가 가진 인식의 틀이 이기적이고 편협하지는 않은지 반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을 수도 있고, 있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개인이 가진 가치관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스스로 믿는다면, 그 사람은 점점 더 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될 수도 있다. 어떤 믿음이 개인 혹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잠정적으로 믿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권력이 반드시 타락하는 것처럼, 절대적인 체계는 그것이 현실의 피드백을 받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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