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대기업 퇴사, 그리고..

모두들 평안하세요~?

by Vita


안녕하세요, 비타입니다

제가 가장 힘들 때 저에게 위로를 준 건 다름 아닌 책이었습니다

평소에 책을 즐겨읽지도 않았고 고등학교 이후로 거의 1년에 한 권도 안 읽는 저였는데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에 저를 구해준 것은 가족도, 내가 좋아하던 취미도 아닌

책이었어요

저도 적잖이 놀랬어요. 살고 싶어서 본능적으로 집어든 게 책이었거든요

다른 사람이 쓴 글에 위로를 받았고 살 의지가 생겼습니다

누군가 힘들 때 혹은 인생의 어두운 시기에 머물러있을 때, 저의 글을 보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거나 공감을 하거나 조그맣게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 저의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몇 가지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해요

요가, 여행(발리), 퇴사, 새로운 시작,, 등


오늘은 요가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호주에 살고 있을 때 잠깐 한국에 들어와 쉬는 2~3개월 동안 뭘 하지? 하다가 집 근처에 요가학원이 있길래 등록을 했어요

그때가 10여 년 전이라 요가가 붐이 일기 전이였고 그렇게 대중화되지도 않았던 때여서

그냥 심심한데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갔었어요

요가선생님도 중년의 아주머니의 나이 셨고요, 요가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드의 따뜻한 느낌이라던지 이렇다 할 장식도 무드도 없었어요

(지금 요가원들 보면 정말 이쁘게 잘해놓은 곳이 많더라고요!)

따라 하라는 대로 동작을 따라 했고 일주일에 두세 번 갔었나~

저는 거기서 직감했습니다


'아 나는 이걸 평생 하겠구나~'


뭐 동작이 재밌다던지 하고 나니 몸이 시원해진다던지 그런 입증된 효과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느낌이 왔어요

이 느낌이 상당히 모호하고 논리적이지도 않고 설명이 안 되는 거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호주로 돌아갔고 몇 년 후 한국에 와서 꾸준히 요가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회전근개를 다쳐서 모든 운동을 쉬고 있지만요ㅜ)

게다가 최근에 놀란 점은,

제가 얼마 전에 명상을 시작했거든요 (명상 워크숍도 가고 유튜브도 보고 따라 하고 책도 사고 뭐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고 있어요)

거기에 나온 용어가 요가에서 쓰는 용어랑 똑같은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응? 왜 똑같은 단어를 쓰지?

알아보니 요가와 명상의 근원지가 인도이며 요가가 명상에서 온 운동이란 걸 알게 되었어요


어쩐지.. 이상하게 요가를 하면 몸이 시원하거나 유연해지거나 이런 효과보다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희한하다~ 요가를 하면 몸보다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네' 하면서 계속한 거거든요

이걸 알고 나서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저는 요가를 통해 배운 게 많아요

사람들이 취미가 뭐예요? 좋아하는 운동이 뭐예요? 하고 물을 때 제가 '요가 좋아해요'라고 하면 10의 8은 '와 엄청 유연하시겠어요~' 혹은 ' 요가 진짜 잘하시겠다'에요

사실 저도 예전엔 요가를 하는 사람들의 몸이 다 유연하고 다리도 쫙쫙 다 펴지는 줄 알았지요 ㅎㅎ

제가 강남역에 있는 요가학원을 다닐 때, 그때만 해도 저는 제가 요가를 잘하는 줄 알았어요

모든 동작을 거의 다 따라 했거든요.

유연하고 코어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오기였던 것 같아요

옆사람도 되는 동작이 나는 안될 리가 없잖아~ 하면서 기어이 따라 했고요 그런 저의 모습에 뿌듯했어요

아~ 오늘도 잘했다, 열심히 했다!

물론 이게 나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제가 발리로 요가를 하러 갔을 때 깨달았어요

요가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나의 몸과 마음이 하는 말을 들어주는 운동이라는 걸요

동작이 잘 안 되면 안 되는 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예요 그리고 천천히 시간을 내게 주는 거예요

우리가 친구에게 '너 왜 이동작도 못해? 남들 다하는데 이 쉬운 거 왜 너는 못하는데. 어서해!'

라고 말하지 않거든요

너무 무섭고 강압적이지 않나요 ㅜ_ㅜ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저런 말을 스스로에게 했던 거예요. 그리고 모든 동작을 이쁘게 잘 따라 하도록 푸시했던 거죠

이걸 깨달았던 순간 저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동작이 안돼도 괜찮아. 나는 나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고 온 거니까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


저는 그동안 요가를 헛겉으로 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괜찮아요 그런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시간도 있는 거니까.

인생도 요가와 비슷한 것 같아요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동작을 잘하는지. 나보다 잘하는지. 내가 얼마나 유연한지.

이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지금 내 몸과 마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주는 거예요

다 각자만의 속도가 있고 흐르는 시간도 다르니까 비교할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무리하게 따라 할 필요도 없어요. 선생님도, 나도, 옆에 있는 사람들도,

각자 살아온 시간과 환경과 상황이 모두 다르니

우리는 나만의 동작을 하면 돼요.


요가를 잘하는 사람은

코어힘이 좋은 사람도, 고관절이 유연한 사람도, 어려운 물구나무서기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자기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스스로에게 그에 맞는 속도를 내어주는 사람이 요가를 잘하는 사람이에요

이걸 깨닫게 되어서 너무 감사했고

10여 년 전 광주의 한 요가원에서 느꼈던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간간히

요가에 대한 에피소드들과 그때마다 제가 깨닫게 된 것들에 대한 썰? 들을 풀어볼게요

그럼 다음에 만나요

모두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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