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사립초등학교를 나와 공립중학교를 가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기질이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였고, 남자아이의 와일드한 성향도 있었고, 여자아이의 섬세하고 예민한 성향도 있는 아이였다. 아들이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 7살 때 사립초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내 친구는 사립초의 장점을 나열해 주며 강추했다. 게다가 본인이 있는 학교에 추천서를 써줄 테니 보내라는 말까지.. 외아들이었고 아이의 성향이 공립보다는 사립초등학교가 나을 거 같다는 판단에 집에서 근거리에 있는 사립초에 입학시켰다. 예상대로 아주 만족스럽게 보냈다.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사립이라 초등학교 때 시험도 봤고, 나름 잘하는 편이어서 만점 받는 과목도 있었고 상장도 타왔다. 5학년때는 수학영재반에도 합격해서 즐겁게 수업을 받았었다. 고학년 때는 국제중이나 특목중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탔으면 했다.
우리 아들도 특목중을 준비했었으나 실패하고 공립중학교로 입학하게 되었다. 입학하고 보니 너무 다양한 아이들이 섞여있어서 본인이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고, 흥미가 없다 보니 등교하기가 싫었었나 보다. 배가 아프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병원도 자주 갔고, 정밀 검사도 받아봤으나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처방해 줄 약도 없다는 말을 해주시며 환경을 바꿔보라고 조언해 주셨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전학을 결심했다. 이전부터 학군지로 이사 가자는 얘기를 아들에게 했었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아들이 결심을 해주었다. 이사를 결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지원을 다해줄 생각이었다. 이사오기 전부터 학원을 이쪽 동네로 다녔기 때문에 이제 학원픽업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난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기까지 했었다.
이사 가고 전학 가면 모든 게 다 좋아질 줄 알았다. 학원도 걸어서 잘 다니고, 학교의 학업 분위기도 나아질 것이고, 내 아이도 좋아질 줄 알았다.
모두 착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