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언론의 주요 뉴스를 장식하던 국내의 정치 상황과 4단계 거리두기나 확진자 현황과 같은 코로나 소식 사이에 조금은 참신한 뉴스가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그것은 영국 버진 그룹의 총수 리처드 브랜슨이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다녀왔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리처드 브랜슨이 자신이 설립한 버진 갤럭틱 소속의 우주 관광용 비행선 VMS 이브 호에 탑재된 VSS 유니티에 몸을 싣고 민간 우주비행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참신한 소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리처드 브랜슨 외에도 스페이스 X라는 민간 우주비행 회사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나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또한 민간인에게 우주를 관광시키는 사업에 열의를 보이고 있어 지상에서 적용되는 자본의 논리가 우주공간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이는 일종의 가십거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우주 개발에 앞선 국가들이 우리 태양계를 벗어난, 보다 먼 우주를 도모하고 있는 마당에 적지 않은 돈을 받고 중력이 미치지 않은 높이에서 무중력을 체험케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푸른 행성 지구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는 감동을 선사하는 사업은 인류의 미래에 긍정적인 신호라고는 별로 찾기 힘든 부자들을 위한 장사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관광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언젠가는 우리 인류도 지구를 떠나 우주 공간으로 진출해야 할 시간이 올 것이다.
우선 자연적으로는 한창 청년기를 보내고 있는 태양이 앞으로 10억 년 후에는 지금보다 10% 온도가 상승, 적색거성으로 머물다가 행성상 성운의 형태를 거쳐 에너지를 잃고 수축, 백색왜성이 되어 별로서의 수명을 다할 것이다. 이미 태양이 10억 년 후 적색거성의 상태가 될 때 지구는 높은 온도에 의해 바닷물마저 모두 증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불모의 행성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생각할 필요 없이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어 인류의 생명 유지에 어려움이 생길 때, 특히 요즘과 같이 환경의 악화로 생태계가 극도로 파괴되었을 때 인류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지구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그때에 인류의 대이동이 가능할 만큼 과학과 기술의 수준이 고도로 발달한다는 가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생태계에서 도태되어 지구에서 사라져야 할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대이동을 다룬 '패신저스'라는 영화가 있었다. 120년 후에 도착하게 될 새로운 보금자리 행성을 향해 지구를 떠난 우주선. 그 우주선에는 5천 명의 사람들이 동면된 상태로 120년 후 깨어 생활할 신천지를 향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을 상세하게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한 가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실이 있어 언급하고자 한다. 그것은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들이 탑승을 위해 지불한 금액이 각각 달라 그 금액에 따라 동면에서 깨어난 후의 서비스가 달라진다는 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등은 새로운 행성에서도 서로 다른 계층을 형성할 것이다.
유사한 설정의 영화로 금년 5월에 개봉된 SF 영화 '보이저스'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성 인자를 지닌 정자와 난자를 인공 수정해 탄생시킨 어린이 30명을 선발, 새로운 행성을 향해 86년의 긴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의 영화다.
어떤 경우라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설정이다. 왜냐하면 이들 영화에서 묘사하는 인위적인 선택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존했었거나 생존하고 있는 생물들이 겪었던 자연 발생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에서 공감할 수 없고, 이것이 우리 인류가 자연을 거슬러 생존해온 모습인가 하고 돌이켜보게 되는 것이다.
외신을 통해 전해진 한 부자의 우주여행이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우주 공간에까지 질병처럼 퍼져가는 전조인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