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라

- S. Sagan의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를 읽고

by 밤과 꿈

대표적인 과학 교양서적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Carl Sagan)과 앤 드루얀(Ann Druyan)의 딸 사샤 세이건(Sasha Sagan)의 에세이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가 최근 국내에 소개되었다. 저자인 사샤 세이건은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삶의 풍경을 생생하고도 따뜻한 시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작가의 체험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작가는 유대인으로 저명한 과학자였던 아버지의 실증적이고 무신론적인 세계관을 일상 생활 속에서 물려받았으면서도 유대인 전통에 냉담하지도 않았다. 작가와 작가의 남편은 서로 다른 종교적 전통을 가진 가계를 가졌지만 무신론자들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신앙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삶의 질서와 의식이 함께 하는 공동체를 갈망한다. 이것은 작가의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임이 분명한 것으로, 이는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속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가진다.

작가는 생전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가르침에 대하여 "우리 집은, 종교는 없어도 결코 냉소적이지 않았다. 부모님은 내가 살아 있음을 너무나 아름답고, 아찔할 정도로 신비롭고, 우연히 일어난 신성한 기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라는 말로 추억하며, 부모가 일깨운 가르침의 핵심은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이 (우주적인) 광대함을 견디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라는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일 것이다.

우리의 생명을 "우연히 일어난 신성한 기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작가의 무신론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지만,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유의미한 담론을 제공할 수 있다.

작가는 종교와 과학의 차이에 대하여 "나보다 앞에 왔던 사람들...... 의 생각이 옳지 않음을 입증하면 좋은 과학자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면 과학자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러나 좋은 목사, 랍비, 성직자, 수도사는 반대로 전통을 고수하는 이다"라는 말로 설명한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깊게 생각해 볼 문제다. 과학은 논증을 통해 기존의 이론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면서 발전한다. 반면에 종교의 본질은 논증할 수 없는 것으로 종교의 전통을 권위로서 쌓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종교는 그 본질 위에 권위를 덧씌우고 유연성을 잃을 수 있다. 선함과 사랑에 기초하는 종교가 본질에서 벗어나면 IS와 같이 폭력조차 종교의 이름으로 용인하거나, 배타적이 되어 사회적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종교적 믿음이 결핍된 삶에 대하여 뿌리 없는 삶의 공허를 종교는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는 종교에서 얻을 수 있는 영성을 일상에서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서는 과학과 영성이 충돌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부모님은 과학을 통해 밝혀진 자연의 신비야말로 위대하고 가슴 벅찬 기쁨의 원천이라고 했다. 논리, 증거, 증명이 초월적인 감정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경탄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라고.

또한 작가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는 여러 민족들의 의식들을 소개하며 이들 의식은 결국 자연에 대한 "두려움의 핵심이며, 소원의 뿌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신화에 대하여 "신화는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사건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사람의 일상적 실존에 내포된 영구한 진실을 표현한다. 신화는 언제나 현재에 대한 것이다"라고 자신의 문화인류학적 견해를 예와 함께 기술, 이 책을 더욱 흥미로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작가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 간에,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 각각의 삶의 기록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힐지라도 우리가 여기에 있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이 거대함의 일부였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축하하고도 남을 이유가 된다"라는 말로 책을 끝맺음한다. 이 맺음말에서도 작가가 이 책에서 의도하는 존재론적 인식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삶을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글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과학적 사고와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과 다른 시선을 무조건 배척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은 흡인력과 매력을 갖춘 문장으로 삶이라는 거대 담론에 대한 인식에 도달한다.

생각건대 책은 각자가 가진 삶과 내세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든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한 다음과 같은 찬사가 이를 보증한다.


"삶의 기쁨으로 진동하는 사랑스러운 책" (리처드 도킨스, 진화생물학자)


"너무나 반갑고 다정한 책. 매력적이고 매혹적이며, 사려 깊은 이 작품은...... 우리 삶에 찬사를 보낸다" (퍼블리셔스 위클리紙)


"여기 담긴 인간 존재, 우주, 그리고 일상 속 경이로움을 보라" (뉴욕포스트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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